삼성전자, TSMC와 엎치락뒤치락… 3분기 반도체 매출 1위 내줄듯

곽도영 기자 2024. 10. 21.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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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삼성전자 3분기(7∼9월) 확정 실적 발표를 앞두고 반도체 부문 매출이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에 재역전됐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일 전자업계 및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3분기 매출은 직전 2분기(4∼6월·28조6000억 원)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은 2022년 2분기 이후 TSMC에 계속 뒤처져 오다가 지난 분기 짧은 역전에 성공했지만 1개 분기 만에 다시 매출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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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나노 앞세운 TSMC 32조원 기록… 최첨단 칩 독식 영업이익률 47.5%
삼성 비메모리 적자 1조원 넘을듯… 메모리선 中 창신메모리 추격받아
정부 “삼성전자 위기, 韓산업계 위기”
31일 삼성전자 3분기(7∼9월) 확정 실적 발표를 앞두고 반도체 부문 매출이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에 재역전됐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급성장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실적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위기는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과학·산업계 위기를 반영한다는 진단도 제기됐다.

● 삼성전자 반도체, TSMC에 매출 재역전

20일 전자업계 및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3분기 매출은 직전 2분기(4∼6월·28조6000억 원)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이달 8일 잠정 실적 발표에서 3분기 매출 79조 원, 영업이익 9조1000억 원을 냈다고 밝혔다.

TSMC는 앞서 17일 3분기 시장 예상치를 웃돈 7596억9000만 대만달러(약 32조3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매출 전망치를 뛰어넘은 것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은 2022년 2분기 이후 TSMC에 계속 뒤처져 오다가 지난 분기 짧은 역전에 성공했지만 1개 분기 만에 다시 매출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파운드리 기업인 TSMC와 메모리가 주력인 삼성전자 매출을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다만 세계 반도체 기업 매출 1위를 놓고 경쟁하는 양 사의 행보에서 차이는 두드러진다.

TSMC는 2022년 삼성전자에 ‘세계 최초 3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양산’ 타이틀을 빼앗겼다. 하지만 이후 안정적인 수율 확보와 고객사 유치로 파운드리에서 독보적인 시장을 구축했다. 이번 3분기 실적 발표에서 TSMC가 공개한 3nm 공정 매출 비중은 20%로, 사실상 엔비디아의 AI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빅테크들의 최첨단 칩 생산을 독식하면서 영업이익률이 47.5%에 달했다.

TSMC와 경쟁하고 있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를 비롯한 비메모리 부문은 3분기 적자 폭이 1조 원 이상일 것으로 전망된다. 공격적인 파운드리 라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3nm 공정 수율 불안정으로 고객사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받쳐줄 메모리사업부 실적도 충분치 않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성수기 수요가 제한적인 가운데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시장 진입으로 예상 대비 가격 상승 폭이 낮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박상욱 과기수석 “삼성 위기, 한국 산업계 위기”

삼성이 겪고 있는 위기가 시대적 변화를 맞아 첨단 기술 병목 현상에 고생하고 중국 업체들의 추격에 쫓기는 한국 산업계 위기를 드러낸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상욱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비서관은 20일 방송에 출연해 “(삼성 위기론은) 비단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과학계와 산업계에 닥친 위기의 상징적인 일”이라고 언급했다. 또 “반도체가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우리나라가 잘살게 되는 데 큰 동력이 된 고마운 산업이지만 차세대 성장동력을 찾아야 할 때가 됐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 안팎에서는 최근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양산 목표 지연과 관련 개별 D램 설계에 대한 근원적 진단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와 파운드리 모두 최첨단 기술 장벽에 부딪혔고, 중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후발 기업의 추격에도 쫓기고 있다. 김정호 KAIST 교수는 “AI 시대의 도래가 삼성의 위기를 가장 잘 드러나게 한 것”이라며 “표준화된 메모리를 만들던 조직 운영 방법은 AI 시대 반도체에 맞지 않다. 이를 계기로 큰 혁신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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