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브론, 또 신기록… ‘父子 동반’ PO 출격

19일(한국 시각) 미국 LA에서 열린 LA 레이커스와 휴스턴 로키츠의 NBA(미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1라운드 1차전. 2쿼터가 시작되자 1만9000여 관중이 코트를 향해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1쿼터에 벤치를 지키던 레이커스의 가드 브로니 제임스(22)가 출전, 아버지 르브론 제임스(42)와 같이 코트에 선 것이다. 부자(父子)가 플레이오프 경기에 동반 출격한 것은 NBA 역사상 처음이다. “플레이오프에서 아들과 함께 경기하는 것은 내 커리어에서 가장 특별한 일”이라던 이틀 전 르브론 제임스의 말이 실현된 것이다.
◇“킹 제임스, 후계자와 함께 뛰다”
2쿼터 시작 1분 50초쯤 브로니가 상대 코트에서 아버지 쪽으로 패스했지만, 공이 그대로 코트 밖으로 나가며 공격권을 넘겨줬다. 수비 진영으로 돌아온 두 선수는 가볍게 하이파이브 하며 짧은 대화를 했는데, 실수를 한 아들에게 아버지가 “정신 똑바로 차려라”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브로니는 득점과 어시스트 없이 3분 50초 만에 교체됐고, 플레이오프 데뷔전은 그걸로 끝이었다.
반면, 아버지 제임스는 38분 넘게 코트를 누비며 펄펄 날았다. 필드골 적중률 60%를 기록하며 19점을 넣었고, 어시스트를 13개나 배달하며 동료의 득점을 거들었다. 리바운드도 8개를 기록했다. 레이커스는 주득점원인 루카 돈치치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결장했지만, 르브론의 활약으로 로키츠를 107대98로 꺾었다.
NBA에서 유일하게 23번째 시즌을 치르며, 통산 최다 경기 출장 기록을 보유한 르브론은 이날이 통산 293번째 플레이오프 경기였다. NBA에서 네 차례 우승하고, 파이널 MVP도 네 번이나 받았지만, 아들과 처음으로 함께 뛴 플레이오프 경기는 특별할 수밖에 없었다. 르브론은 경기 후 “오늘 어머니가 경기장에 와서 아들과 손자가 함께 플레이오프 경기를 뛰는 모습을 지켜봤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순간”이라며 감격했다. 미 스포츠 매체 ESPN은 이날 경기에 대해 르브론의 별명 킹(King)을 들먹이며 “왕이 후계자와 함께 뛰었다”고 전했다.

◇‘아버지 후광’서 벗어날 수 있을까
르브론의 장남인 브로니는 2024년 7월 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55순위로 레이커스에 지명됐다. 앞서 델 커리-스테픈 커리 등 대(代)를 이어 NBA에서 활약한 선수들은 있었지만, 현역 생활을 같이 한 경우는 제임스 부자가 처음이다. MLB(미 프로야구)에선 켄 그리피와 아들 켄 그리피 주니어가 1990~1991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브로니는 키 188㎝로 아버지(206㎝)보다 작고, 포지션은 가드다. USC(남가주대)에서 경기당 평균 4.8점에 그친 평범한 선수여서 “아버지의 후광 덕분에 NBA에 뽑혔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 있었다. 브로니는 레이커스 입단 직후 “입단 기자회견에서 “내가 기회를 받을 자격이 없다는 얘기는 평생 수없이 들었다”며 “레이커스에서 성장해 스스로 이름을 알리고 싶다”고 했다. ‘르브론의 아들’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자립하겠다는 선언이었다.
브로니는 NBA 2년 차인 이번 시즌 42경기에서 평균 8.9분을 뛰었다. 평균 득점(2.7점)이나 어시스트(1.2개) 기록은 미미하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성장하는 모습으로 출전 시간이 늘고 있다. 지난 10일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전에서는 브로니의 패스를 받은 르브론이 덩크를 꽂아 넣으며 혈육 간의 호흡을 과시하기도 했다.
◇2연패 노리는 오클라호마시티 선더
한편 이번 NBA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주목받는 팀은 리그 최고 승률(0.780)로 서부 콘퍼런스 1위를 차지한 오클라호마시티 선더다. 지난 시즌에 이어 파이널 2연패가 목표다. 선더의 중심은 셰이 길저스알렉산더(28)로 정규리그에서 평균 31.1점 4.3리바운드 6.6어시스트로 활약했다.
선더의 대항마로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덴버 너기츠가 꼽힌다. 스퍼스는 물오른 기량의 장신(224㎝) 센터 빅터 웸바냐마(22)가 팀을 이끌고, 너기츠는 평균 27.7점 12.9리바운드 10.7어시스트를 기록한 ‘만능 센터’ 니콜라 요키치(31)가 버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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