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지의 경사 지형을 최대한 보존하며 얹힌 패시브 주택. 대지를 둘러싼 삼 면의 숲을 품고, 멀리 양평 시내를 조망할 수 있도록 계획한 자연 친화의 집이다.

자연과 동물을 사랑하는 이원일, 나병숙 건축주 부부는 양평 인근에 단독주택을 구매해 살다가 전원생활에 자신이 생겨 집짓기를 결심했다. 부부는 주택과 건축을 공부하던 중 패시브하우스에 대해 알게 되었다. 더위에 약해서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기도 했고, 에너지를 적게 쓴다면 환경 보호에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 패시브하우스를 선택했다.
자연과 공존하는 삶에 대한 건축주의 태도는 대지를 대하는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대지는 유명산과 용문산으로 둘러싸인 골짜기에 위치하는데, 가파른 경사지에 있어 평평한 면적을 확보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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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금토건축사사무소 권재희 소장은 “공사비도 많이 들지만 무엇보다 인위가 많이 들어간 집은 자연과의 공존을 원하는 건축주의 삶의 방향과 맞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과도한 토목공사를 줄이기 위해 건물의 지하 1층, 지상 1, 2층을 각각 대지의 경사에 따라 위로 얹고, 상층부로 갈수록 도로에서 점차 뒤로 물러나는 형태로 설계했다. 여기에 양평군을 한눈에 내려다보는 대지의 장점을 살려, 1층은 능선과 평행하게 남서측으로 배치하고 2층은 남측으로 방향을 틀어 전망대의 역할을 할 수 있게 계획했다.
설계 및 구조적인 측면에서 건축주 부부가 원한 것은 간단했다. 앵무새와 고양이를 기르고 있어 동물들에 대한 배려가 있는 집, 그리고 관리가 편리한 집을 원했다. 이를 위해 집을 지면에서 띄워 뱀과 같은 유해 동물의 접근을 차단하는 것이 필요했다.
PASSIVE REPORT
환기장치효율(난방효율) : 84%
난방면적 : 205.8㎡
난방에너지요구량 : 36.49kWh/㎡·yr
냉방에너지요구량 : 11.44kWh/㎡·yr
1차 에너지 소요량 : 92 kWh/㎡·yr
기밀도(n50) : 0.19회/h
HOUSE PLAN
대지면적 : 1,125㎡(340.31평)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거주인원 : 3명(부부, 자녀 1)
건축면적 : 215.36㎡(65.15평)
연면적 : 229.77㎡(110.70평)
건폐율 : 19.14%
용적률 : 25.76%
최고높이 : 9.765m
구조 : 철근콘크리트구조
단열재 : 비드법단열재 2종3호 250㎜, 압출법보온판 특호 250㎜
외부마감재 : 두라스택 S500 머스타드옐로, 빈티지블랙
담장재 : 노출콘크리트
창호재 : ENSUM Kömmerling 88
열회수환기장치 : komfovent Domekt R 450V
냉방설비 : COOLFORT 복사냉방시스템
에너지원 : LPG, 태양광발전 7.6kWp
전기·기계 : ㈜한길엔지니어링
설비 : JABJAJE
구조설계(내진) : SDM구조기술사사무소
시공 : 호산건설㈜
설계 : ㈜목금토건축사사무소 곽효원
감리 : ㈜목금토건축사사무소


PLAN

권 소장은 건축주의 요구를 반영하면서 대지가 지닌 자연환경과 건축물의 관계를 설정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우선 자연을 집 깊숙이 품기 위해 선큰 공간을 활용했다. 경사 때문에 지면 아래로 묻힌 1층 거실 남측은 선큰을 통해 시선을 외부로 확장하고, 거실과 주방에 채광을 충분히 들인다. 또한 자연을 곁에 두고 거닐 수 있도록 3면을 둘러싸고 있는 자연 경사지를 활용해 순환 동선을 만들었다. 계곡에서 지붕 위 텃밭을 지나 선큰으로 내려올 수 있는 구조는 그 자체로 자연 속 산책길이 된다.
마지막으로 한 걸음 물러서 자연을 조망하는 곳을 만들기 위해 전망대 역할을 하는 2층에 독립된 티룸 공간을 마련했다. 계곡과 양평군의 마을, 멀리 산 능선까지 바라보며 이곳만의 고유한 시공간을 형성한다.


INTERIOR SOURCE
욕실 및 주방 타일 : 유로세라믹 수입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가구·붙박이장 : LISQUARE
조명 : 램프랜드, 앨리스라이팅, 영공조명
계단재 : 원목마루, 발색 스테인리스스틸
현관문 : ENSUM
중문 : INOHANDS
방문 : 무늬목 도어, GEZE 플로어힌지
데크제 : 페데스탈코리아

건축주는 티룸 안에서 손님들과 함께 자연을 감상하는 시간이 매우 만족스럽고, 자연이 주는 안정감과 풍요로움 덕분에 혼자 있어도 무섭지 않은 집이라며 입주 후의 소감을 전했다. “겨울에 참 따뜻하게 지냈어요. 복사냉방을 설치했으니 여름이 더 기대됩니다.” 또한 예비 건축주에게 패시브하우스로 집을 짓기를 권하며, 조용하고 잠이 잘 오는 환경 속에서 쾌적한 삶을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건축가_ 권재희 : ㈜목금토건축사사무소

취재_ 조재희 | 사진_ Joel Moritz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5년 4월호 / Vol. 314 www.uuj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