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한일 셔틀외교 재개…갈등 넘어 새로운 한일 시대 향한 '첫발'

나연준 기자 최동현 기자 정지형 기자 2023. 3. 16.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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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규제 해제·지소미아 정상화…한일 경제·안보 협력 강화
한일 미래 파트너십 기금 설립 합의도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3.16 ⓒ AFP=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도쿄·서울=뉴스1) 나연준 최동현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12년 동안 단절됐던 셔틀외교 재개에 합의했다. 양 정상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수출 규제, 화이트리스트 회복,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정상화 등 복잡하게 꼬여있던 문제 해결에 다가가는 등 미래세대를 위한 한일 관계 정상화의 물꼬를 텄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일본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정상회담은 환영행사 이후 소인수회담, 확대회담 순으로 84분간 진행됐다.

양 정상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양국 관계를 개선해 나가는 데 뜻을 모았다.

윤 대통령은 "오늘 회담에서 얼어붙은 양국관계로 양국 국민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어왔다는 데 공감하고 한일 관계를 조속히 회복, 발전하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며 "양국의 미래를 함께 준비하자는 국민적 공감대에 따라 안보, 경제, 인적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논의를 더욱 가속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있어서 현재 전략적 환경 속에서 일한 관계 강화가 시급하다는 점, 1965년 국교 정상화 이래 우호협력 관계에 입각해 일한 양국 관계를 더 발전시켜나가는 데 의견을 일치했다"고 밝혔다.

이날 양 정상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지난 2018년 일본 전범기업들에 대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배상 판결 이후 불거졌던 여러 부분들이 풀렸다.

먼저 지소미아 정상화가 심도있게 다뤄졌다. 지소미아는 한일 양국이 북한군과 북한 사회 동향, 핵·미사일 정보 등을 공유하기 위해 지난 2016년 11월 체결한 군사협정이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지소미아의 완전 정상화를 선언했다"며 "북핵, 미사일 발사와 항적에 대한 정보를 양국이 공유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종료를 통보했던 것을 철회하겠다는 것"이라며 "북한이 한일 정상회담이 열리는 당일 아침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엄중한 안보상황 속에서 안보, 정보 공유라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확대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3.3.16 ⓒ AFP=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경제 분야에 대한 논의도 양 정상 간 오갔다. 정상회담에 앞서 양국은 일본의 대(對)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 해제, 우리 정부의 세계무역기구(WTO) 불공정무역행위 제소 취하 등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상호 화이트리스트 회복에 대해서도 긴밀히 논의하기로 했다. 양국의 수출 상황을 각종 규제가 생기기 전이었던 2019년 7월 이전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일본은 수출관리의 운용 변경을 통해 반도체 핵심 품목인 △불화수소 △불화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3개 품목과 관련한 수출규제 조치를 해제한다.

윤 대통령은 "오늘 일본은 3개 품목 수출규제 조치를 해제하고 한국은 WTO 제소를 철회했다. 소위 화이트리스트 조치에 대해서도 조속한 원상회복을 위해 긴밀한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다"며 "양국이 미래지향적 발전 방향을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단 화이트리스트 회복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화이트리스트 변경은 양국 모두가 각각 취한 조치로, 제도 변경을 위해서는 법과 절차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일 양국은 경색 국면에서 경제, 안보 분야에서 걸림돌이 됐던 부분을 걷어내면서 미래지향적으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양국 경제계는 '한일 미래 파트너십 기금'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기금의 설립이 양국의 미래지향적 협력을 위한 의미 있는 교류와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지원해 주시기를 당부 드린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미래를 짊어지는 젊은이들의 교류를 계속 지원해 나가겠다"며 "앞으로 인적 교류의 활성화와 관계 개선의 선순환을 더 가속화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이번 정상회담으로 양국 간 셔틀외교는 부활을 알렸다. 지난 2011년 10월 노다 요시히코 총리의 방한과 12월 이명박 대통령의 방일 이후 12년만에 이뤄진 것이다. 조만간 기시다 총리의 방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방한에 대한 질문에 기시다 총리는 "셔틀외교 재개에 일치했다. 앞으로 적절한 시기에 방한을 검토해나간다는 계획"이라고 답했다.

yjr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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