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 첫 '집단휴학' 승인…다른 의대 번질까
[EBS 뉴스12]
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의대생들이 7개월 넘게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 의대가 처음으로 학생들이 낸 휴학계를 일괄 승인했습니다.
그동안 동맹 휴학을 전면 불허하던 정부 입장에 정면으로 맞선 모양새인데요.
이 같은 흐름이 다른 대학으로 번지지는 않을지, 정부는 노심초사하는 분위기입니다.
보도에 진태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의대 재적 학생 중 90% 이상이 수업에 들어오지 않고 있는 서울대 의대.
전국 의대 가운데 처음으로 1학기 의대생들의 집단휴학 신청을 엊그제 승인했습니다.
서울대 학칙에 따라 휴학 승인의 최종 결정권자인 학장이 이를 최종 승인한 겁니다.
대규모 유급을 막기 위한 이유도 있지만, 1학기 수업조차 안 들은 학생들이 당장 돌아오더라도 남은 기간 제대로 된 교육이 어렵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서울대 의대 관계자
"(교수들은) 어떤 의사 결정을 거쳤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지금 남은 게 2024년 학기가 10월, 11월, 1월, 2월이잖아요. 넉 달 동안 절대로 할 수 없습니다. 휴학 신청 처리해야 합니다."
의대생들의 동맹 휴학은 법령상 정당한 휴학 사유가 아니라며 줄곧 승인을 불허했던 정부는,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12명 규모로 구성된 교육부 감사단이 오늘 오후 중 서울대 의대로 감사를 나갈 예정"이라며"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강하게 감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독단적 휴학 승인은 의료인 양성이란 책무를 저버린 부당한 행위"라며 "현지 감사 중대한 문제가 확인되면 엄중히 문책하고 바로잡겠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의대 40곳 가운데 일부는 총장이 아닌 단과대 학장이 휴학 승인권을 갖고 있는 만큼, 다른 의대로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는 겁니다.
대학이 휴학이나 유급을 승인하면, 올해 수업을 거부하는 의대 예과 1학년 학생에, 정원이 늘어난 내년도 신입생까지 모두 7천500여 명이 내년에 한꺼번에 수업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의대생 복귀 '골든타임'인 9월을 넘기면서 대학들은 휴학이나 유급 외에는 별다른 선택지가 없다며 곤란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부는 의대 학부 수업을 오전과 오후로 나눠 진행하는 등 탄력적인 학사 운영을 통해 남은 기간에 두 학기를 모두 이수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EBS뉴스 진태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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