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50만 전기차 시대 전기차 충전 방해 행위는 여전했다. 정부가 전기차 충전 방해 근절을 위한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한 것이 전기차 충전 방해 행위가 연속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2023년 한해동안 수도권 일대에서 전기차 충전 방해 행위가 일어나는 모습을 관찰했다. 그 결과 일반 차량뿐만 아니라 공기업, 경찰, 버스, 택시 등 다양한 형태의 차량들이 전기차 충전 방해 행위를 목격할 수 있었다.
서울 시내에서 충전방해 행위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은 태평로 삼성본관 앞과 서울시청 인근에 있는 가로등형 전기차 급속충전소다. <블로터>는 ‘시청앞’ 명칭의 버스 정류장과 인접해 있는 태평로 삼성본관 앞 가로등형 전기차 충전소에는 최소 4건 이상의 충전 방해 행위가 일어난 사실을 파악했고, 서울시청 인근 가로등형 전기차 충전소에는 최소 2건 이상의 충전 방해 행위를 목격했다. 최소 수십건 이상의 충전 방해 행위가 충분히 일어날 것으로 추측된다.
2023년 5월 태평로 삼성본관 앞 가로등형 전기차 급속충전소에는 이승현 서울에너지공사 사장의 관용차량(그랜저)이 충전 공간에 세워지는 일이 발생됐다. 이승현 사장 측은 자사가 관리하는 가로등형 충전소 점검을 위해 차량을 충전공간에 세웠다고 설명했지만, 일반 차량의 전기차 충전소 주차를 금지하는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촉진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태평로 삼성본관 앞 가로등형 전기차 급속충전소에는 특정 서울 시내버스 노선의 대기공간으로 잘못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직접 파악한 사례는 최소 3건이 넘는다. 우리나라 법에서는 가로등형 전기차 충전소가 버스나 택시 등 대중교통 수단의 대기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내용의 조항이 없다.
2023년 4월 서울시청 인근 가로등형 전기차 충전소에는 경찰 버스가 주차되는 사례도 있었다. 당시 취재 결과 해당 경찰 버스를 운행하는 경찰 관계자는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잠시 충전 공간에 주차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구역을 관할하는 서울 중구청은 당시 경찰버스를 운행한 당사자에게 과태료 10만원을 부과했다.
서울시청 인근 가로등형 전기차 충전소는 택시 승차 공간과 맞닿아 있다. 이 때문에 일부 택시들의 대기공간으로 잘못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직접 파악한 사례는 최소 3건 이상이다. 서울 중구청은 2023년 10월 서울시청 인근 가로등형 전기차 충전소에 주차한 법인용 택시 운전자에 대해 10만원의 과태로를 부과한 만큼, 이 충전소 내 충전 방해 행위로 인한 과태료 부과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충전 방해 행위는 가로등형 전기차 충전소 뿐만 아니라 다양한 시설에서 발생된다. 특히 최소 10기 넘는 충전기가 설치된 상업 시설 등에서 충전방해 행위가 자주 목격되고 있다.
최대 40대 전기차를 충전시킬 수 있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센터필드 지하주차장은 일반 차량의 충전 방해 행위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장소 중 하나다. 특히 테슬라 차량의 완속 충전소인 ’데스티네이션 차저‘의 일반 차량 주차가 자주 일어난다. 주차장을 관리하는 카카오 측은 테슬라 충전 구역과 다른 회사가 운영하는 전기차 충전 구역 등에 전기차 충전방해 행위를 금지하는 안내문을 붙였지만 큰 효과가 없었다.

취재 결과 서울 강남구청은 최근 센터필드 내 테슬라 데스티네이션 차저 충전소에 주차된 일반차량에 과태료를 부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기차 급속 충전 구역에 주차된 하이브리드 차량에도 과태료 10만원을 부과했다. 어떠한 형태의 전기차 충전소 내 일반 차가 주차될 경우 예외 없이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이다.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촉진에 관한 법률‘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가솔린, 디젤, 하이브리드 등의 차량이 전기차 충전소에 주차할 경우 기초지자체가 과태료 10만원을 부과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하지만 전기차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 전기차 급속 충전소에서 충전 없이 1시간(완속 충전소의 경우 14시간) 내에 주차만 했을 때는 위법이 아니라고 규정하고 있어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전기차 충전구역과 ‘환경친화적 자동차 전용 주차구역’을 동일한 기준으로 보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김성태 한국전기차사용자협회장은 “현대차그룹 E-pit, 테슬라 슈퍼차저 등이 시행하고 있는 점거 수수료 범위를 늘려야 더 이상의 충전 방해 행위가 발생되지 않을 것“이라며 ”법적으로 허용 가능한 충전 시간을 각 시설물 특징에 따라 조절할 필요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파트 같은 공공주택에서는 14시간 동안 전기차 충전할 수 있지만, 쇼핑몰 같은 시설에서 14시간동안 전기차 충전하는 사례가 거의 없다“며 ”전기차 충전 사용 패턴에 맞는 법률 개선을 정부가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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