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레시피] 될성부른 종목 미리 선점하자… 비상장사 투자하려면

김수정 기자 2024. 9.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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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C나 사설 장외시장 이용 가능
LS전선·IBK투자증권 등 대표 종목
사업보고서·감사보고서 등 확인 필수
그래픽=챗GPT
회사원 박수현(34)씨는 최근 비상장주식 투자에 관심이 생겼다. 박씨는 올해 들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몇몇 기업의 공모주 청약에 참여했다. 이 기업들이 청약 흥행에 성공하고 상장 이후 연일 상승하면서 소소한 차익을 거둔 박씨는 비상장 주식에 투자해 ‘될성부른 종목’을 미리 찾아 더 큰 수익을 내고자 욕심이 생겼다. 박씨와 같이 비상장 주식에 투자하고자 하지만 대다수 투자자에게 비상장주식 거래는 생소한 개념이다. 비상장주식 거래법을 정리해 봤다.

비상장사 투자는 유가증권과 코스닥 시장 등 정규시장에 상장하기 전 단계에 있는 기업에 투자한다는 의미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정규시장보다 정보가 한정적인 데다 방법이 어렵고 문턱이 높아 쉽게 투자를 결정하지 못한다. 비상장사 투자는 상장 전 먼저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의 주식을 선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른바 스타트업 등 사업 초기의 기업을 발굴해 미리 저렴한 가격에 매수해 나중에 상장하게 되면 고수익을 낼 수 있다.

◇ 대표적 방법 ‘K-OTC’…검증된 기업 매매 가능

비상장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플랫폼은 금융투자협회가 운영 중인 ‘K-OTC(한국장외주식시장)’다. 제도권 내에서 운영되는 장외 주식시장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133개 기업의 137개 종목이 거래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K-OTC에 올라온 주식은 ▲자본전액잠식 상태가 아닐 것 ▲매출액 5억원 이상 ▲감사인의 감사의견이 적절일 것 ▲전자 등록된 주식 등 몇 가지 요건을 만족해야만 신규 등록이 가능하다. 비상장사 가운데 비교적 검증된 기업을 사고팔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K-OTC에서 거래되는 종목의 경우 일반 주식 투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 유가증권·코스닥 상장사처럼 증권사 HTS(홈 트레이딩 시스템)나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를 통해 쉽게 거래할 수 있다. 원하는 종목을 고른 뒤 매매 창에 원하는 매수·매도 호가를 입력하면 상대방과 가격이 일치할 경우 자동으로 매매가 체결된다. 상·하한가 폭 역시 유가증권·코스닥 시장과 동일한 30%다. 삼성SDS, 미래에셋생명, 씨트리, 제주항공, 팍스넷, 카페24 등이 K-OTC를 통해 상장에 성공한 사례다.

K-OTC에서 거래되는 종목의 시가총액은 17조4331억원이며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8억6534원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K-OTC에서 거래 중인 대표 기업으로는 LS전선, 삼성메디슨, 넷마블네오, SK에코플랜트, IBK투자증권, 티맥스소프트, 포스코이앤씨, 신세계톰보이, 아이엠증권 등이 있다. 지난 6월에는 다온기술, 메디칼스탠다드, 컴플릿링크, 비즈플레이, 다함이텍 등 5개 기업이 신규 거래업체로 참여하는 등 기업 진입도 활발하다.

◇ 사설 플랫폼 일대일 거래도 가능…종목 7000개 넘어

K-OTC 한계는 거래할 수 있는 기업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K-OTC에 찾는 종목이 없다면 ‘증권플러스비상장’, ‘38커뮤니케이션’, ‘P스탁’ 등 사설 장외시장 플랫폼을 이용하면 된다. 사설 장외시장은 중고거래를 하듯이 주식 매도자와 매수자가 일대일로 만나 당사자 간 합의를 통해 주가를 결정하고 거래한다. 주식을 팔고 싶은 사람이 사이트 내 종목 게시판에 해당 주식의 수량과 개인 연락처를 올리면, 매수 희망자가 매도 희망자에 연락해 금액을 협의한 후 매매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매매 시에는 매수자가 계약 금액 일부를 선입금하고 주식을 받은 후 잔금을 치르게 된다.

일러스트=정다운

가장 유명한 사설 장외시장은 38커뮤니케이션이다. 유명한 사이트인 만큼 거래도 활발하고 거래 가능한 종목도 많다. 증권플러스비상장의 경우 두나무 자체 기업 정보 발굴팀이 투자 판단에 필요한 종목 정보를 제공한다. 거래는 삼성증권 안전거래 시스템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성을 더했다. 이 플랫폼은 7200개가 넘는 비상장주식의 거래가 가능하다. 다만 사설 장외시장의 경우 투자자 개인이 거래의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 회사 정보 꼼꼼히 확인해야…사기 위험도 주의

장외주식 투자는 숨은 보석 찾기와 같다.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는 기업은 1만여개가 넘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이 중 상장에 성공하는 기업은 매년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우선 비상장주식에 투자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가장 먼저 대상이 되는 회사에 대한 정보를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기업의 상장 일정과 계획은 주가 움직임과 직결되는 만큼 주기적으로 챙겨봐야 할 사항이다. 정보가 제한적인 만큼 다양한 창구를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설 장외시장 플랫폼에 등록된 기업의 경우 K-OTC 시장처럼 공시사항과 사업보고서, 감사보고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상장 기업 대비 기업분석보고서 등 투자 참고 자료가 부족하고 공시 항목도 최소화돼 있다. 플랫폼에 등록이 안 된 기업의 경우 이런 자료마저도 확인하기 어렵다.

비상장 기업이 제대로 상장되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또 사설 업체의 비상장주식의 경우 상대적으로 정보가 불투명해 사기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장외시장에서 비상장 종목 거래 때 거래상대방을 탐색하고 거래를 체결하는 데 상당한 노력과 위험이 따른다. 투자자들은 안전성, 투명성 등을 따져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을 고르고 투자해야 한다. 나아가 비상장사 주식 투자는 기업 가치 평가가 어렵고 기업 정보공개도 충분하지 않은 만큼 보다 철저한 투자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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