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호일'로 리튬 전지 폭발·화재 위험 줄인다

이병구 기자 2024. 9. 26.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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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전지 폭발·화재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전극 표면에 리튬 금속이 불규칙하게 쌓이며 뾰족한 모양을 만드는 '덴드라이트'가 지목된다.

국내 연구팀이 구리 원자를 정밀하게 배열한 얇은 호일로 덴드라이트 형성을 억제해 리튬 전지의 안전성과 효율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이현욱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가 이끈 공동연구팀이 구리 단결정 호일을 리튬 금속 전지에 적용해 수명과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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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호일을 공중에 매달아 열처리하면 전체 구리 호일이 하나의 결정면을 가지는 단결정 호일이 된다. 이를 활용하면 표면의 리튬이 수평으로 자라 덴드라이트 형성을 억제할 수 있는 전극을 만들 수 있다. UNIST 제공

리튬 전지 폭발·화재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전극 표면에 리튬 금속이 불규칙하게 쌓이며 뾰족한 모양을 만드는 '덴드라이트'가 지목된다. 국내 연구팀이 구리 원자를 정밀하게 배열한 얇은 호일로 덴드라이트 형성을 억제해 리튬 전지의 안전성과 효율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이현욱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가 이끈 공동연구팀이 구리 단결정 호일을 리튬 금속 전지에 적용해 수명과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지난 7월 5일 국제학술지 '에너지 & 환경과학'에 공개됐고 9월 21일 속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덴드라이트는 전극 등 금속 기판 위에 리튬 금속이 불균일하게 쌓이며 바늘처럼 뾰족하게 성장하는 것을 말한다. 전지 안에서 덴드라이트가 계속 자라나면 전지 효율이 떨어질 뿐 아니라 양극과 음극을 구분하는 분리막을 손상시키고 반대쪽 전극에 닿아 단락을 일으키는 등 화재 발생의 원인이 된다.

현재 리튬 전지에는 리튬 이온이 안정적으로 이동하는 흑연(C) 전극이 널리 쓰인다. 하지만 차세대 고용량 전지 시스템을 구현할 것으로 기대되는 리튬 금속 전극은 덴드라이트 형성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직 제시되지 않아 상용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연구팀은 다양한 구리(Cu) 호일에서 리튬이 성장하는 패턴을 비교한 결과 원자들이 울퉁불퉁하게 배열된 결정면에서 불균일하게 성장하는 것이 덴드라이트 형성 원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강원대, KAIST 연구팀과 협력해 특정한 결정 배열의 구리 호일을 만들고 리튬 금속이 수평 방향으로 성장하도록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 전지 내부에서 뾰족한 덴드라이트 형성을 억제해 전지 안전성을 높이고 잠재적인 폭발 위험성을 크게 줄였다.

논문 제1저자인 김민호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연구원은 "리튬 금속의 불균일한 성장을 근본적으로 해결함으로써 차세대 리튬 전지 상용화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욱 교수는 "기존 리튬 전지 연구는 충전에만 초점을 맞춰 한계가 있었다"며 "충전과 방전을 모두 고려한 기술 개발이 이루어질 때 '꿈의 전지'인 무음극 리튬 전지의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참고 자료>
- doi.org/10.1039/D4EE01766H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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