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모평, 역대급 불영어…대구 수험생 영어 1등급 비율 1%대 추정

6월 모평 채점 결과 전국 영어 1등급 비율 1.47%
어렵다고 평가된 지난해 4.71% 보다 크게 줄어
국어·수학도 많이 어려워, 대구 수험생 크게 당황

대구지역 수험생들도 '역대급 불영어'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1일 발표한 '2025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에 따르면, 영어 영역 1등급(90점 이상) 비율이 1.4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된 이후 모의평가와 수능을 통틀어 역대 가장 낮은 1등급 비율이다. 그만큼 어렵게 출제됐다는 의미다.

어렵다고 지난해 수능에서도 영어 1등급 비율이 4.71%였는데, 6월 모평에선 훨씬 줄어든 셈이다. 80점 이상의 2등급을 받은 수험생 역시 8.0%에 머물렀다.

대구진학지도협의회가 분석한 6월 모평 가채점 결과에서 대구지역 고3 재학생들의 영어 1등급 비율은 1% 초반대로 추정됐다. 2등급은 7%대, 3등급은 18%대로 각각 추정됐다.

역대급 낮은 영어 성적에 대구지역 학교 관계자와 수험생들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대구 한 고교 교사는 "6월 모평 영어 가채점 결과를 보고 등급이 너무 낮게 나와 무척 당황했다. 지금껏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영어 1등급 비율이 1%대로 나온 것은 처음이었다"라며 "영어 성적이 전국적으로 비슷한 상황이라고 해도, 등급을 보고 많이 놀랐던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또 다른 대구 고교 교사는 "영어가 너무 어려워 등급이 떨어지면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입시에도 줄줄이 영향을 줄 수 있다. 영어 때문에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의대는 물론 상위권 대학(학과) 수시 모집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고 했다.

6월 모평에서 국어와 수학도 어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1교시인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48점을 기록했다. '불수능'이었던 지난해 수능(150점)과 비교해 소폭 낮아진 것이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의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점수다. 통상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떨어지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상승하고, 시험이 쉬워 평균이 올라가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하락하는데, 표준점수 최고점이 140점대 후반대 이상이면 어려운 시험으로 볼 수 있다.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을 받은 수험생은 83명에 그쳤다.

수학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52점을 기록했다. 어려웠던 지난해 수능(148점)과 비교해도 4점이 올랐다.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도 2022학년도 통합수능 도입 이래 모의평가와 수능을 통틀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6월 모의평가 결과에 대해 "출제 경향 변화에 대한 학생들의 적응도 등 올해 응시 집단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며 "9월 모의평가와 수능은 공정 수능 기조를 유지해 공교육 과정을 통해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수준에서 출제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상로 송원학원 진학실장은 "모의평가 결과는 전체 수험생 중에서 내 성적이 어느 정도 위치를 차지하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된다. 각 영역별 강점과 약점을 잘 확인해 수능에서 더 나은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수시에서도 수능 성적을 최저 학력 기준으로 활용하는 대학이 많기 때문에 수능 공부에 최선을 다하면서 준비를 해야 한다. 특히 올해는 의대 모집정원이 증원되면서 비수도권 의대의 지역인재전형의 모집인원이 확대되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고 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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