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퇴직연금] 미래에셋證 DC형 아쉬운 원금비보장 [넘버스]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 센터원 빌딩. /사진 제공=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증권의 지난해 원금보장·비보장형을 합한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수익률이 증권사들 중 중위권 수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적의 핵심인 원금비보장 상품에서의 성과가 최하위에 그치면서 수익률의 발목을 잡았다.

미래에셋증권이 DC형 퇴직연금 가입자들로부터만 16조원이 넘는 자산을 받은 이 시장의 최대 증권사인 현실과 맞물려 보면 아쉬움이 더욱 클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24일 금융감독원의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연간 미래에셋증권의 DC형 퇴직연금 수익률은 13.56%를 기록했다. 이는 DC형 퇴직연금을 구성하는 예금성 원금보장·시장성 원금보장·원금비보장 상품별 수익률에 각각의 적립금 규모를 가중해 산출한 값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이 같은 수익률은 퇴직연금 사업자로 지정된 13개 증권사들 중 여섯 번째다. 또 DC형 퇴직연금에서 확보한 적립금이 1조원을 넘는 6개 증권사들 가운데서는 한국투자증권(13.36%)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치였다.

증권사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수익률. /그래픽=부광우 기자

DC형 퇴직연금을 구성하는 포트폴리오 유형별로 나눠 보면 우선 원금비보장에서의 수익률이 19.20%에 그치며, 전체 증권사들 중 최저치를 찍었다. 아울러 모든 증권사 평균인 21.38%에 비해서는 3.18%p 떨어지는 수준이었다.

예금성 원금보장 수익률도 좋지 않았다. 미래에셋증권의 기록은 2.86%로 유안타증권(2.85%) 다음으로 낮았고, 전체 증권사 평균인 3.30%를 0.44%p 하회했다. 이밖에 가장 파이가 작은 시장성 원금보장의 수익률은 1.38%에 머물렀다.

증권사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포트폴리오 유형별 수익률. /그래픽=부광우 기자

DC형은 확정급여(DB)형과 개인형(IRP) 등 다른 퇴직연금들에 비해 수익률의 중요성이 비교적 큰 상품이다. 근로자가 자신의 적립금을 직접 투자처에 분배해 퇴직연금을 불릴 수 있도록 가입자에게 자율성을 부여하고 있어서다.

반대로 DB형은 금융사의 운용 성과와 별개로 근로자가 퇴직할 때 미리 정해진 금액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IRP는 근로자가 은퇴 시 받은 퇴직금을 운용하거나, 재직 중인 근로자가 DB·DC형 외에 추가로 돈을 적립해 운용할 수 있는 특수 상품이다.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시행되면서 퇴직연금 수익률에 대한 관심은 한층 커졌다. 디폴트옵션은 DC형과 IRP 가입자가 일정 기간 별도의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을 때, 사전에 정해둔 방법대로 적립금이 자동 운용되는 제도다. 퇴직연금 고객들이 자신의 자산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수익률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대안으로, 2023년 7월부터 시행됐다.

DB형 내 포트폴리오 중에서도 전체 수익률에 더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은 일반적으로 원금비보장형이다. 국내외 주식을 중심으로 채권과 원자재 상장지수펀드 등에도 투자할 수 있는 영역인 만큼, 시장 여건과 운용사의 역량에 따라 수익률 편차가 확대될 수 있어서다.

반면 원금보장으로 분류된 자산은 퇴직연금 수익률 전반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역할을 한다. 주로 은행 예금 상품에 돈이 들어가는 형태여서 기대 수익률이 높지 않은 대신 리스크가 크지 않다.

증권사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적립금. /그래픽=부광우 기자

미래에셋증권은 DC형 퇴직연금 시장에서 가장 많은 자산을 확보하고 있는 대형 증권사다. 미래에셋증권의 운용 성과에 영향을 받는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미래에셋증권의 지난해 말 기준 DC형 퇴직연금 적립금은 16조2903억원으로, 증권사들 중 유일하게 10조원을 웃돌았다. 1년 전과 비교하면 37.2%나 늘어난 액수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 역시 대형사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면서도 "디폴트옵션 등으로 수익률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경쟁에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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