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래프톤이 이사회를 개편한다. 회사는 넷플릭스 콘텐츠총괄부사장과 메가존클라우드 대표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며 '실무형'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글로벌 콘텐츠 및 클라우드 운영 경험을 이사회 의사결정과 연계하려는 포석이다.
실무형 사외이사 카드, 콘텐츠·클라우드로 확장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3월24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김민영·염동훈 후보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두 후보는 감사위원 선임 안건에도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김 후보는 트위터에서 아태지역 콘텐츠 파트너십을 총괄한 뒤 넷플릭스로 옮겨 콘텐츠 구매 업무 등을 담당했다. 현재는 넷플릭스 콘텐츠총괄부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염 후보는 아마존웹서비스(AWS) 코리아 대표를 지낸 후 본사에서 최고경영자(CEO) 기술자문, 글로벌 채널·제휴 총괄 등을 맡았다. 2025년부터는 메가존클라우드 대표로 일해왔다.
메가존클라우드는 기업의 클라우드 전환을 지원하는 '클라우드 관리서비스제공(MSP)' 전문 정보기술(IT) 기업이다. 인프라 구축부터 운영, 최적화까지 전 과정을 대행해 고객사의 클라우드 운영 부담을 줄이는 사업모델을 갖췄다.
김 후보와 염 후보는 직접 콘텐츠·클라우드 조직을 이끌고 있다는 점이 기존 인사들과 다르다. 크래프톤 이사회에서 미디어 역량을 갖춘 유일한 인사인 백양희 사외이사(2026년 임기종료)는 과거 월트디즈니에서 스튜디오디렉터로 일했지만 현재는 웰니스기업 라엘의 CEO다. 구글코리아 사장으로 선임돼 지난달 크래프톤 이사회를 떠난 윤구 전 이사도 애플·삼성전자·마이크로소프트(MS)를 거친 IT 전문가지만 재임 당시에는 현직이 아니었다.
크래프톤이 이번에 콘텐츠 산업에서의 글로벌 파트너십과 제작·투자, 클라우드 생태계 전략 경험을 이사회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선택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비스형게임(GaaS)과 글로벌 퍼블리싱, 데이터 기반 라이브 서비스의 비중이 커지는 흐름을 반영한 조치다. 실무감각을 갖춘 사외이사를 늘려 의사결정의 실효성을 높이려는 시도로도 풀이된다.
전자주총·집중투표제 도입
이번 주총에서는 사외이사 선임 외에 정관 일부변경 안건도 상정된다. 핵심은 '전자주주총회 및 집중투표제 운영규정 개정'이다. 크래프톤은 전자주총·집중투표제 도입을 논의할 예정으로, 이는 상법개정 기조에 맞춰 이사회 감시 및 견제 기능을 한층 강화하는 방향이다.

전자주총은 주주가 직접 참석하지 않고도 온라인을 통해 회의를 참관하고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도입한 제도다. 집중투표제는 복수의 이사를 선임할 때 주주가 가진 주식 수만큼 부여된 의결권을 특정 후보 한 명에게 몰아줄 수 있도록 해 소수주주도 이사회 구성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한 장치다. 결과적으로 경영진에 대한 견제력을 강화하는 방법을 도입한 것이다.
이와 함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도 처리된다. 우선 크래프톤 장병규 이사회 의장과 김창한 대표의 재선임안이 포함됐다. 정보라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재선임 안건도 함께 상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단일 지식재산권(IP)을 확장해야 한다는 과제와 인공지능(AI) 퍼스트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며 "그런 점에 이번 사외이사 영입은 이에 맞춘 적절한 인사"라고 말했다. 이어 "전자주총·집중투표제도 개정상법이 시행되며 도입이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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