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CXL 메모리' 상용화 앞서 '리눅스' 레드햇 손잡은 이유

이미지=레드햇 홈페이지

삼성전자가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규격 CXL(Compute Express Link,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의 상용화를 준비하면서 레드햇과 협력한 것은 서버에서 CXL 규격의 메모리 반도체가 원활하게 동작하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오픈소스 기반의 서버용 운영체제(OS) 리눅스를 보유한 레드햇은 전세계 서버 OS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CXL은 고성능 서버 시스템에서 CPU(중앙처리장치)와 함께 사용되는 △D램 △가속기 △저장장치 등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규격이다. 현재 삼성전자와 같은 메모리 반도체 생산 기업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는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규격보다 메모리 반도체의 효율을 높인 규격으로 평가받는다.

생성형 AI(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CXL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CPU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보다 빠르게 저장공간에서 가져와 분석해야 하는 경우가 늘었다. 이 과정에서 CXL 규격의 메모리 반도체는 DDR5 규격보다 보다 빠르게 데이터를 처리하게 해준다.

또 CXL 규격의 메모리 반도체는 서버를 교체하지 않고 기존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슬롯에 꽂아 사용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메모리의 확장이 보다 용이해진다. 여기서 PCIe(Peripheral Component Interconnect Express) 규격이 더해지면 CPU와 CXL 기반 메모리 반도체간 데이터 교환이 더욱 원활해진다. PCIe는 기존 SATA(Serial Advanced Technology Attachment) 전송 속도의 한계를 극복한 고속 규격이다.

삼성전자가 CXL 메모리 반도체를 고객사 데이터센터의 서버에 적용하려면 서버에 설치된 OS와 잘 호환이 되는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이에 삼성전자는 레드햇과 손잡았다. 전세계 기업들이 서버에 가장 많이 적용하는 OS가 레드햇의 기업용 서버 OS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RHEL)'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RHEL의 최신버전인 RHEL 9.3에 CXL 메모리 반도체를 설치하고 가상머신(VM)과 컨테이너 환경(Red Hat Podman)에서 데이터 읽기와 쓰기가 제대로 되는지를 검증했다. 컨테이너는 앱을 인프라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구동시킬 수 있도록 하는 가상화 기술을 말한다.

경기도 화성시 화성캠퍼스에 위치한 '삼성 메모리 리서치 센터(SMRC)'. 삼성전자는 이곳에서 레드햇과 CXL 메모리 동작을 검증했다. (사진=삼성전자)

양사는 앞으로도 CXL 메모리 반도체 생태계 확장을 위해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레드햇은 RHEL의 버전을 지속해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이에 기업들은 자사의 서버 OS를 RHEL 최신 버전으로 변경해야 하고 이에 따라 삼성전자도 새로운 버전의 RHEL에서 CXL 검증을 이어가야 한다.

레드햇은 리눅스 생태계를 △커뮤니티 '페도라(Fedora)' △무료 배포판 '센트OS(CentOS) 스트림(Stream)' △기업용 구독형 'RHEL'로 구분해 유지하고 있다. 리눅스는 오픈소스 기반의 OS다. 오픈소스는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공개된 소프트웨어 소스코드다.

레드햇은 오픈소스 기반으로 개발자들이 함께 만들던 리눅스 커뮤니티를 인수했고 이후 무표 배포판과 기업용 구독형으로 생태계를 확장했다. 레드햇은 리눅스의 새로운 버전이 개발되면 먼저 커뮤니티의 소스에 반영해 개발자들의 반응을 확인한다. 새로운 버전의 리눅스를 먼저 경험한 커뮤니티의 개발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무료 배포판과 기업용 구독형 제품을 완성한다. 오픈소스는 개발-사용-수정의 과정이 원활하게 이어져야 지속적인 발전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