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파벨라 급습한 브라질 경찰…최소 64명 숨진 ‘범죄와의 전쟁’
주의회 인권위원장 “리우 빈민가를 전쟁터 만들어”

다음 달 국제회의를 앞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경찰이 리우 국제공항 인근 파벨라(빈민가)를 급습해 역대 최대 규모의 갱단 소탕에 나서면서 최소 64명이 사망했다.
28일(현지시각) 클라우지우 카스트루 리우데자네이루 주지사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영상을 올리고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속 작전으로 60명의 범죄 용의자가 무력화됐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 우 글로부와 에이피(AP) 통신 등에 따르면 주 정부는 용의자 약 81명을 체포하고, 소총 93정과 0.5톤 이상의 마약을 압수했다. 이 과정에서 사살된 용의자들은 “경찰의 조치에 저항했다”고 밝혔다.
이날 주정부는 엑스에 “범죄 조직 코만두 베르멜류(CV∙적색 사령군)의 세력 확장을 차단하고 리우데자네이루와 다른 주에 있는 조직의 핵심 인물들을 검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2500명의 인원과 헬기 2대, 장갑차 32대, 철거 차량 12대 등을 투입해 치안 당국과 함께 합동 작전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대대적인 범죄 조직 소탕 작전은 1년간의 수사 끝에 이뤄졌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작전이 실행된 리우데자네이루의 빈민가인 페냐·알레망 지구 곳곳에서는 총격전이 벌어졌다. 약 30만명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브라질에서 가장 악명 높은 범죄 조직의 근거지로 간주된다. 용의자들은 단속에 대항하며 드론을 이용해 수류탄을 터트리거나 폭탄을 던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4명을 포함해 64명이 사망했다. 티브이(TV)글로부의 영상을 보면 좁은 지형과 언덕 위에 있는 주택가 곳곳에서 화염이 쉴 새 없이 뿜어 나오고, 봉쇄된 도로 곳곳에서 우회하는 차량들이 포착됐다.
시 교육부는 관련 두 지역 46개 학교에 휴교령을 내리고 인근 리우데자네이루 연방대학교에서는 야간 수업을 취소한 뒤 주민들에게 캠퍼스 안으로 피하라는 대피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
현지 언론은 용의자들이 리우 북부와 남동부 지역의 도로를 봉쇄했다고 보도했다. 버스회사노조는 최소 70대 버스가 납치되어 지역 봉쇄에 동원되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도 밝혔다.
‘코만두 베르멜류’는 1970년대 리우데자네이루 교도소에서 형성된 범죄조직으로, 현재 브라질 최대 규모의 마약·무기 밀매 조직이다. 납치, 자금세탁∙고리대금 등 다양한 범죄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범죄정보 전문매체 인사이트크라임에 따르면 이들 규모는 전국에 3만명으로 추정된다. ‘적색 사령군’이라고도 불리는 이 집단은 프리메이루 코만두 다 카피탈(PCC)과 함께 가장 큰 범죄 조직으로 브라질 대부분의 주에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이들은 영토와 마약 밀매 경로 통제권을 두고 경쟁하거나 협력한다. 지금은 브라질을 비롯해 아마존 지역, 콜롬비아나 페루 접경지 등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이번 단속은 다음 달 3일부터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세계도시기후정상회의(C40)를 앞두고 실시됐다. 로이터 통신은 브라질 경찰이 2016년 올림픽,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리우에서 열리는 주요 행사를 앞두고 범죄 조직에 대한 대규모 작전을 수행해 왔다고 보도했다. 다음 달에는 브라질 벨렘에서도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가 열린다.
무력을 동원한 이러한 ‘과잉 폭력’ 단속은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는 우려도 나왔다. 리우데자네이루 주의회 인권위원회 위원장인 다니 몬테이루 의원은 “이번 작전은 리우의 빈민가를 전쟁과 야만의 공간으로 만들었다”며 “이 경위에 대해 반드시 해명을 요구할 것”이라고 아에프페(AFP) 통신에 밝혔다. 지난해 리우에서는 약 700명이 경찰 작전 중 사망했는데, 이는 하루 평균 2명꼴이라고 아에프페는 보도했다.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도 엑스에서 이번 경찰 단속을 두고 “이러한 경찰 작전이 브라질의 사회적 취약 지역에서 특히 극단적인 인명 피해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심화시키고 있다”며 “우리는 국제인권법에 따른 의무를 당국에 상기시키며 신속한 조사를 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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