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기업 보고서] 한화 부채비율 '고공행진'…차입·회사채 50조 '목전' [넘버스]

서울 여의도 한화 63빌딩. /사진=박준한 기자

한화그룹의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의 부채비율이 600%에 육박하며 국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00대 상장사들 중 최고치를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인 산업 계열사와 성격이 다른 보험사의 금융부채가 함께 잡히면서 지나치게 수치가 높아 보이는 착시 효과가 있긴 하지만, 이를 걷어내고 봐도 다른 대기업들의 두 배를 웃돌 정도로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직접적으로 이자 부담을 짊어지는 차입금과 회사채가 점점 불어나 50조원에 달하는 가운데, 낮아지는 금리가 이를 더욱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말 ㈜한화의 부채비율은 580.6%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코스피 시총 상위 100곳의 비금융 상장사들 중 가장 높은 값으로, 500%를 넘는 유일한 사례였다.

이는 그만큼 보유하고 있는 자본에 비해 많은 부채를 품고 있다는 의미다. 부채비율은 해당 기업의 재무 안정성을 판단하는 데 사용되는 대표적인 지표로, 부채를 자기자본으로 나눠 백분율로 표시한 값이다. 부채비율이 600%에 가깝다는 건 부채가 자본 대비 거의 6배에 이른다는 얘기다.

㈜한화의 부채비율은 올해 들어 더 높아지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대비 43.6%포인트 상승한 기록이다. 이 기간 부채는 220조3860억원으로 3.7% 늘어난 반면, 자본은 37조9558억원으로 4.1% 줄면서다.

다만 이런 부채의 절반 이상이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 등 계열사에서 나온 보험부채란 점은 염두에 둬야 할 지점이다. 이는 보험사들이 고객과 계약을 맺으며 앞으로 지급할 보험금을 고려해 쌓아둔 돈으로, 보험사의 영업이 확대될수록 확대될 수밖에 없는 영역이다. 일반적인 기업의 빚으로 여기기에는 성격이 다르다는 뜻이다. ㈜한화의 부채 중 57.5%에 달하는 126조 6165억원이 이 같은 보험부채다.

하지만 이를 빼놓고 따져도 ㈜한화의 부채비율은 낮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화의 부채에서 보험부채를 단순 제외하고 계산한 부채비율은 247.0%다. 코스피 시총 100대 비금융 상장사 평균인 113.6%를 2배 넘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처럼 금융부채로 인한 영향을 감안하더라도 ㈜한화가 지고 있는 빚은 상당하다. 기업에 실질적인 이자 부담을 안기는 차입금과 회사채만 50조에 이른다. ㈜한화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유동·비유동 차입금과 회사채 부채 잔액은 47조9236억원이다. 지난해 말보다 9.1% 증가한 액수다.

그런데 앞으로 금리 측면에서 빚내기가 더 유리해진다는 점은 부채를 둘러싼 셈법을 한층 복잡하게 만들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에 시동을 걸면서, 향후 차입이나 회사채 발행 시 이자율 조건에 여유가 확대될 수 있어서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가 올해 하반기 중 최소 한 차례, 많게는 두 차례 정도 추가 인하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은 이미 지난 5월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0%로 낮췄다.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사이 네 번째 인하였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부채를 통한 자금 조달이 많았던 기업들에게 최근 금리 흐름은 분명 금융비용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기회"라면서도 "금리 전망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기존 이자 비용에 맞춰 차입 등을 확대하는 건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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