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미사일·드론에 민항이 최전선"…사우디 영공 우회에 유럽-아시아 항로 마비

공항과 계류 중인 여객기, 영공 자체가 직접 표적이 됐다. 러시아에 이어 중동 하늘까지 닫히면서 항공사들의 우회로가 바닥나고 있다.

민간 항공 시장이 지구촌 곳곳에서 격화되는 무력 충돌의 최전선으로 내몰리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례 없는 규모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이 각국의 주요 공항과 계류 중인 항공기, 영공을 직접 타격하면서 전 세계 하늘길에 비상이 걸렸다고 보도했다.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 작전 개시 이후 중동 지역 주요 공항들은 지속적인 공격 표적이 되어 왔다.

"계류장의 민항기가 파편에 맞는다"

계류장에 주차된 민항기가 미사일이나 방공망 요격 파편에 맞으면서 승무원과 승객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이어졌다. 이란은 두바이와 카타르, 바레인, 쿠웨이트 등지의 공항 연료 탱크와 활주로, 관제 시설을 타격했으며,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베이루트 공항이 피해를 입었다. 우크라이나 역시 러시아 영공을 겨냥한 지속적인 드론 공격을 펼치고 있다. 방공 요격이 성공하더라도 낙하 파편이 지상 시설을 때리는 2차 피해가 반복되는 구조다.

"조종석 안에서 비롯된 위협까지"

공중 타격 외에 내부적 위협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번 달 초 아랍에미리트(UAE) 플라이두바이항의 한 조종사가 이스라엘 텔아비브 공항으로 향하던 항공기를 납치해 충돌시키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이 발생하면서, 조종석 내부에서 비롯되는 새로운 안보 리스크까지 대두된 상황이다. 외부 타격과 내부 위협이 겹치면서 항공사의 위험 평가 체계 자체가 시험대에 올랐다.

"사우디 영공 전역을 우회하라"

상황이 악화되자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최근 회원국들을 향해 항공 산업이 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항공 안전 단체인 옵스그룹 역시 "후티 반군이 민간 항공을 명확한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사우디 영공 전역의 우회를 권고했다. 전문가들은 안전에 대한 최종 판단이 각국 정부와 항공사의 자체 위험 평가에 달려 있다며, 승객들에게 정부의 여행 권고를 반드시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안전지대가 사라지면서 항공사들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 영공 봉쇄에 이어 중동 영공마저 닫히자, 항공사들은 조지아와 아제르바이잔, 투르크메니스탄을 거치는 협소한 하늘길로 몰려들고 있다. 우회 시간 증가와 항공유 가격 상승 등 운항 파행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사진 출처=파이낸셜뉴스, 다음 이미지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