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영수 사건 수사 검사, 영화 '암살자(들)' 박정희 배후설에 "말도 안 돼"

당시 서울지검 공안부 검사로 특별수사본부에 참여했던 김영수 변호사는 지난 3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이미 현장검증을 통해 사실관계가 다 밝혀진 사안"이라고 밝혔습니다.
공범 개입 가능성에 대해서도 "문세광의 단독범행이 확실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 만경봉호에 탑승해 공작원으로부터 사상교육과 지령을 받고 의식화돼 박정희 대통령을 살해하려 한 사건"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1974년 8월 15일 육 여사가 저격당한 당일 수사본부에 파견됐습니다. 체포된 문세광을 조사하고 사형 구형과 집행 과정에 참여했습니다.
2005년 사건 관련 외교문서가 공개된 뒤에도 인터뷰 요청을 받았지만 "기소한 내용 외에는 달리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껴왔습니다.
이번에 입장을 밝힌 이유에 대해선 지난달 영화 개봉 이후 음모론이 사실처럼 퍼지는 상황을 두고 볼 수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김 변호사는 "영화를 보지 않아 어떻게 사건을 왜곡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쪽의 주장을 본뜬 것 같은 잘못된 이야기가 퍼지고 있는 건 대한민국에 걱정스러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영화 '암살자(들)'은 육 여사 저격 배후에 박 전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공권력이 있었다는 음모론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검찰과 중앙정보부가 사건 은폐와 조작에 관여한 것처럼 그렸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김 변호사는 "당시 수사당국이 매일 브리핑했고 재판 과정에 이르기까지 어떤 신문도 수사에 허점이 있다거나 의심스럽다고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문세광이 대통령 저격을 시도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어처구니없는 경호 실패"를 꼽았습니다. 당시 경호 책임을 물어 서울 중부경찰서 정보과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고도 설명했습니다.
경호실이 의도적으로 경비를 허술하게 했다는 주장에는 "비표가 없는 사람은 막아야 하는데 경호팀과 경찰도 문세광이 일본말만 하니까 어찌할 줄 모르고 쉽게 뚫려버린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육 여사가 경호원 총탄에 맞았다는 주장도 부인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경호원의 오발에 맞아 여고생이 숨진 사건이 말도 안 되게 둔갑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수사본부는 당초 객석에 있던 장봉화 양이 문세광 총탄에 맞았다고 추정했지만 일주일 뒤 현장검증에서 경호원의 오발로 숨진 사실을 확인했다는 게 김 변호사 설명입니다.
영화 비판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에는 "유족까지 있는 실존 인물을 왜곡해선 안 된다"며 "문예 창작의 자유가 있다고 해도 최종적으로는 법원의 판단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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