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슘이 피부 장벽을 지킨다? 칼슘 부족이 피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1 칼슘 기울기의 원리
피부 장벽에 존재하는 표피의 각질 세포 속 칼슘(Ca)은 하부 기저층에서는 농도가 낮고, 상부 각질층에 가까울수록 농도가 높다. 이를 ‘칼슘 기울기’라고 한다. 피부 장벽이 손상돼 수분 손실이 증가하면 칼슘 기울기를 이용해 칼슘이온 농도를 변화시킨 뒤 각질 세포의 분화를 촉진하는 메커니즘을 작동시킨다. 이는 동시에 피부 턴오버 주기를 정상화해 각질의 생성과 탈락을 돕고, 피부의 정상적인 재생 과정을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또 칼슘은 세포와 세포를 결합하는 데스모솜을 강화한다. 세포 간 접착력을 높이는 구조물인 이 데스모솜이 케라틴, 카데헤린과 함께 피부 장벽의 물리적 구조를 탄탄히 하는 데 일조하는 거다.

2 피부 속 칼슘이 부족하면
대한피부미용학회지에 게재된 논문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토피 트러블을 겪는 사람들을 칼슘이 포함된 35℃의 미네랄 심층수에 하루 두 차례(20분씩) 6주 동안 입욕시킨 결과, 피부층의 산도(pH)가 정상 범위인 약산성으로 바뀌었고, 각질 세포에서의 활성산소 발생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도 쓰이는 칼슘의 항상성이 흐트러진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피부 장벽이 손상될 때 칼슘은 이를 회복하는 메커니즘을 작동하는 동시에 면역 단백질 중 하나인 사이토카인(Cytokine)을 분비하게 한다. 사이토카인이 과다하게 분비되면 피부 건조를 유발해 피부 질환을 야기하기도 한다. 피부 속 칼슘이 부족해도 마찬가지. 염증 조절 능력이 떨어져 피부 염증을 일으키고, 수분 유지 능력 역시 저하돼 피부 탄력도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3 장벽 케어를 위한 칼슘 처방
칼슘은 피부 장벽 케어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청주나비솔한의원 김희준 원장은 세라마이드가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피부 장벽 케어에 근원이 되는 칼슘이 함유된 제품을 바르는 것이 더 나은 해결책”이라고 했다. 하지만 퓨어피부과 이수현 원장은 “칼슘 성분이 든 스킨케어 제품을 바르면 피부 각질층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칼슘이 이온 상태로 피부에 흡수되는 양은 매우 적다”고 설명한다. 연세에이앤비피부과 이해진 원장은 “칼슘이온은 수용성 물질이라 피부 침투율을 높이는 뷰티 테크로 제품을 흡수시키거나 피부 장벽을 케어하는 성분을 함께 사용해 효과를 높일 것”을 권했다. 결론적으로 칼슘이 피부 장벽 케어에 도움을 주는 건 분명하지만, 흡수되는 양이나 방법에 관해서는 여전히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피부 속 칼슘을 채우는 스킨케어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