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대학에서 꽃핀 '자발적' 리스펙트, MZ가 그라운드에 남긴 교훈

배정호 기자 2025. 7. 30.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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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와 간헐적인 폭우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궜던 중,고,대학교 전국대회가 속속 마무리 되고 있다.

이번 전국대회에서는 성공보다 과정을, 이기는 것보다 함께하는 가치를 중시하는 MZ 세대다운 리스펙트 문화가 훈훈하게 연출되어 큰 감동을 줬다.

그런데 이번 전국대회에서 나온 MZ세대들의 행동은 그 캠페인이 다시금 생생하게 떠오를 만큼, 자연스럽고 자발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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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배정호 기자] 무더위와 간헐적인 폭우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궜던 중,고,대학교 전국대회가 속속 마무리 되고 있다.

이번 전국대회에서는 성공보다 과정을, 이기는 것보다 함께하는 가치를 중시하는 MZ 세대다운 리스펙트 문화가 훈훈하게 연출되어 큰 감동을 줬다.

지난 18,19일 강원도 태백에서 열린 2025 추계대학축구연맹전 결승전에서 단국대-홍익대(백두대간기), 광운대-경희대(태백산기)가 각각 우승을 놓고 맞붙었다.

두 경기 모두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였다. 선수들은 탈진했고 승부차기는 늘 그렇듯, 승자의 기쁨만큼 패자에겐 잔인했다.

하지만 첫째날 부터 치열한 승부 뒤에 펼쳐진 양팀 선수들의 모습은 참 아름다웠다. 스포츠 가치를 제대로 일깨웠다.

▲상호 존중하는 선수들의 모습 / spotv 중계화면 
▲ 단국대 선수의 격한 축하를 받는 홍익대 박금렬 감독  / spotv 중계화면 

먼저 백두대간기 우승팀 단국대 선수들과 홍익대 선수들이 도열했다. 단국대 선수들이 먼저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홍익대 박금렬 감독이 우수지도자상으로 호명되자 단국대 선수들이 갑자기 격한 환호를 보였다.

이구동성 "감독님 축하해요" 를 외치며 아름다운? 세리머니 터널을 만들었다. 박금렬 감독도 기분이 좋은듯 두팔을 번쩍 들어올렸다.

홍익대 선수들이 준우승 메달을 받으러 갈때도 단국대 선수들은 진심다해 축하했다. 홍익대 선수들 역시 메달을 모두 수여한 후에 도열했다. 그리고 단국대 동료들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둘째날 열린 경희대-광운대 시상에서는 훈훈한 장면이 또 한번 연출됐다. 120분간 함께 고생해준 심판들의 이름이 호명됐다. 양 팀 선수들이 또 한번 긴 터널을 만들었다.

▲심판진을 향해 리스펙트하는 경희대-광운대 선수들  / spotv 중계화면 

40명의 긴 도열을 지나 심판진이 시상대로 올라섰다. 6명의 심판진도 처음엔 당황한듯 어리둥절했다. 하지만 이내 미소를 보였고 멋쩍은듯 KFA 문진희 심판위원장과 기념촬영을 가졌다.

이날 경기 주심을 맡은 이윤섭 심판이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승부차기가 끝나고 광운대 선수들이 아쉬워하는 모습이 보였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했다. 그런데 시상식 분위기를 보니까 축제의 장이더라. 이런 느낌은 처음이었다"

"갑자기 우리 이름이 호명됐고 양팀 선수들이 도열뒤 '선생님 여기를 지나가시면 된다'고 말했다. 심판진을 향한 대학선수들의 리스펙트에 감명깊었다. 선수들의 성의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판정하나에 더 신중토록 하겠다"

▲ 훈훈한 신평고 - 보인고 경기 뒤 모습 / 사진제공 경향신문 김세훈 기자
▲ 훈훈한 신평고 - 보인고 경기 뒤 모습 / 사진제공 경향신문 김세훈 기자

아름다운 상황은 비단 대학에서만의 풍경은 아니었다. 1주일뒤 보인고와 신평고 고교 무대 결승에서도 훈훈한 장면이 또 나왔다.

경기가 끝나자 고교 선수들은 결과와 무관하게 서로에게 인사를 건네고, 악수와 포옹으로 상대를 존중했다. 단순한 세리머니가 아닌, 스포츠가 가진 본질적인 가치를 몸소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관중석에 있던 양팀의 학부모들도 아들같은 선수들 앞에선 내아들 네아들이 없었다.

10년전에 대한축구협회가 추진했던 '리스펙트(Respect) 캠페인' 이 문뜩 생각났다. 이 캠페인은 심판, 선수, 지도자 관중 간 상호 존중을 하자는 취지다.

그런데 이번 전국대회에서 나온 MZ세대들의 행동은 그 캠페인이 다시금 생생하게 떠오를 만큼, 자연스럽고 자발적이었다.

10년전 리스펙트 캠페인 / 사진제공 경북축구협회

고등학교 현장을 찾은 대한축구협회 이용수 부회장 역시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현장에 가서 지켜보고 정말 놀랐다. 협회에 돌아와 대회운영본부에 '흔한 일인지' 물었다. 그런데 아니라고 하더라. 듣고 마음이 뭉클했다"

"협회에서 강요해서 했던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했기 때문에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존중의 문화가 계속 경기장에 남아있으면 좋겠다"

전국에 있는 대회를 모두 참관하고 있는 김현태 대회위원장도 신기하게 이 상황을 설명했다.

"어디서 시작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아마추어들 학생대회 에서 좋은 문화가 정착된 건 맞다. 다 그렇게 하더라"

"또 SNS에도 올라오고 선수들끼리 소문도 나니까 긍정적인 전파가 자연스럽게 된것 같다.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 뿌듯하다"

축구는 90분 안에만 치열하면 된다. 경기는 이길수도 있고 질수도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상대를 존중하고 결과를 받아들이는 태도, 그것이 스포츠 정신의 핵심이고 인생에서 꼭 필요한 덕목이다.

제천과 태백에서 열렸던 고등 대학 결승전은 ‘축구가 가르쳐야 할 가장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다시금 일깨워주는 무대였다.

8월에는 중등부 전국대회가 속속 열린다.

페어플레이와 존중을 자연스럽게 실천하는 MZ세대의 모습에 크게 감명받았다. 앞으로 이들이 더욱더 성숙한 축구문화를 이어나가 줄 것이라 굳게 믿기에 기대가 매우크다.

어른들은 MZ 선수들의 성숙한 행동을 잊지말고 잘 이어나가줘야 한다. 지도자와 학부모의 따뜻한 격려와 가르침이 꼭 함께 동참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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