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인사이트] ‘존 박’을 ‘박존’으로… 외국인 성명 표기안 논란 계속

손덕호 기자 2024. 10. 1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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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외국인 성명을 어떻게 표기할지 표준안을 발표한 지 한 달여 만에 외국인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성명이 '톰 소여'인 외국인이 있다면 행정문서에 'SAWYER TOM(소여톰)'이라고 적겠다는 내용의 표준안에 대해 논란이 일자 마련한 자리다.

이번 간담회에서 행안부는 지난 8월 29일 행정예고한 표준안은 행정문서에 성명을 기재할 때의 표기 원칙을 정한 것으로, 일상생활에서 부르는 이름과는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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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도 ‘바이든조’로 기재
“성씨와 이름 구분 힘들다” 등 지적
정부, 국내 거주 외국인과 간담회
올 연말까지 최종안 확정할 방침
가수 존 박. /뮤직팜 제공

정부가 외국인 성명을 어떻게 표기할지 표준안을 발표한 지 한 달여 만에 외국인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성명이 ‘톰 소여’인 외국인이 있다면 행정문서에 ‘SAWYER TOM(소여톰)’이라고 적겠다는 내용의 표준안에 대해 논란이 일자 마련한 자리다.

행정안전부는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이주민센터 ‘친구’에서 행안부 예규인 ‘외국인의 성명 표기에 관한 표준안’에 대한 현장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간담회에는 미국과 중국, 태국,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브라질, 몽골 등에서 한국으로 와 살고 있는 외국인들이 참석했다.

이번 간담회에서 행안부는 지난 8월 29일 행정예고한 표준안은 행정문서에 성명을 기재할 때의 표기 원칙을 정한 것으로, 일상생활에서 부르는 이름과는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혼선을 줄이려 새롭게 등록되는 행정문서만 표준안에 따라 이름이 표기된다고 안내했다.

외국인 성명 표기 표준안이 발표됐다는 소식이 담긴 게시물에 가수 존박이 댓글을 달았다. /인스타그램 캡처

앞서 행안부는 작년 9월 ‘정책고객과의 대화’, 올해 1월과 2월 현장방문 등에서 외국인들이 행정문서마다 성명 표기 방식이 제각각 달라 불편을 겪고 있다는 건의를 받고, 이를 해소하겠다며 표준안을 마련했다.

표준안은 외국인 로마자 성명을 ‘성-이름’ 순서로 표기하되, 성과 이름은 띄어쓰기로 했다. 그러면서 외국인의 한글 성명도 ‘성-이름’ 순서로 표기하지만, 로마자 표기와 달리 띄어쓰기를 하지 않고 붙여 쓰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예컨대 마크 트웨인의 소설 ‘톰 소여의 모험’에 등장하는 톰 소여가 한국에서 각종 행정문서를 발급받는다면 지금까지는 이름이 SAWYER TOM, 톰소여, 소여톰, 톰 소여, 소여 톰 등 다양하게 적힐 수 있었다. ‘SAWYER TOM’이라고 적힌 문서와 ‘소여톰’이라고 적힌 문서 두 개를 제출하면 같은 사람이라고 판단하기도 어려웠다.

만약 정부 표준안대로 된다면 앞으로는 ‘SAWYER TOM(소여톰)’으로만 적히게 된다. 이름이 조 바이든이라면 ‘BIDEN JOE(바이든조)’로 표기된다. 이렇게 되면 외국인이 본국에서 사용하는 성명 순서와 한국 행정문서에 기재하는 성명 순서가 반대로 될 수 있다. 또 어디까지가 성씨이고, 어디부터가 이름인지 구분하기 힘들 수도 있다.

이런 내용이 알려지자 한국계 미국인 가수 존 박은 표준안을 설명한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아니 저기 잠시만요”라는 댓글을 달았다. ‘존박, 앞으로는 박존입니다’라는 설명이 붙어있었기 때문이다. 한국 국적인 배우 윤박은 자신의 성은 윤, 이름이 박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행안부는 이날 간담회에서 ▲외국인 성명 표기 원칙 추진 경과 ▲표준안의 정확한 내용 ▲기대효과 등을 외국인들에게 소개했다. 주요 쟁점인 ‘성-이름’ 표기 순서, 띄어쓰기 여부 등에 대해 외국인 입장에서 생각하는 바를 자유롭게 논의하는 시간도 가졌다. 행안부는 올해 안에 예규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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