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실종 與 당권경쟁…또 호남, 또 검찰개혁
당권 주자들은 다시 호남 당심 공략에 집중
검찰개혁 선명성 경쟁이 다른 의제까지 삼켜
총선 때 확인된 민심의 경고 되풀이할 우려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 경쟁에서 민생 의제가 실종됐다. 호남 당심과 검찰개혁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전개되면서다. 집권당이 답해야 할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는 뒷전으로 밀렸다.
민생 실종 향한 쓴소리
한병도 원내대표도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경쟁의 끝에서 반드시 원팀으로 만나야 한다"고 했다. 승패를 가리는 데 그치지 않고 민주당이 책임 있는 집권당임을 보여줘야 한다는 주문이다.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김영호 의원도 선명성 경쟁이 자극적인 언어와 계파 대결로 번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유튜버의 언어가 당원들의 언어로 바뀌며 지나칠 정도로 과열되고 있다"며 통합을 출마 명분으로 내세웠다.
집권당이 권력투쟁과 계파 대결에 빠져 민생을 외면한다면, 전당대회가 이전투구용 내부 행사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경고를 한목소리로 내는 모습이다.
당권 주자들 다시 호남으로
앞서 정 전 대표는 대표직 사퇴 전날인 23일에도 광주와 전남 화순·목포를 돌았다. 김 총리 역시 지난 16일 전남 보성에서 열린 전남광주 당선인 워크숍에 참석하는 등 두 사람 모두 호남 당원들과의 접촉을 늘려왔다.
검찰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논쟁은 김 총리가 폐지 쪽으로 정부 입장을 정리하면서 한때 대립 구도가 흐려졌다. 김 총리는 25일에도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의 최종 입장으로 정했다며 별도의 정부안을 내지 않고 국회의 논의와 결정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정 전 대표는 이를 환영하면서도 처리 속도를 다시 쟁점으로 올렸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불가역적으로 폐지할 테니 시행령도 완벽한 폐지로 준비해 달라"고 강조했다.
정 전 대표는 지난 23일에도 페이스북에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시간 끌 이유 없다. 지금 당장"이라고 썼다. 폐지 여부에 대한 두 사람의 견해차는 사실상 사라졌지만, 정 전 대표가 속도와 완결성을 앞세우면서 검찰개혁은 다시 당권 경쟁의 주요 이슈로 남게 됐다.
"지역 민심은 먹고사는 문제"
이 의원은 보완수사권 폐지는 "이미 정리된 문제"라며 "강성 지지층 결집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외연 확장에는 마이너스"라고 했다. 당청 간 파열음으로 비치는 모습까지 감수하며 끝난 쟁점을 되살리는 건 선거 전략으로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질타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도 사석에서 "보완수사권은 형사사법 체계의 여러 쟁점 중 하나인데 이 문제로 이렇게 오래 다툴 일인지 모르겠다"며 "사회적 대화와 자영업 부채, 쿠팡 등 플랫폼 산업 문제를 비롯해 여당이 풀어야 할 민생 현안이 쌓여 있다"고 말했다.
호남 당심과 검찰개혁은 당원 결집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여당이 내부 지지층만 바라보는 경쟁에 머문다면 지난 총선에서 확인된 민심의 경고를 넘어서지 못한 채 다시 국민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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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광일 기자 ogeerap@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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