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주 6% 뿐인데, 늘어난 유지보수비… 입주민 마찰

조경욱 2026. 4. 1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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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기 책임보험 의무화 ‘불씨’
인천 아파트단지 운영 방식 갈등
입대의, CPO 위탁 계약 추진 무산
‘충전요금 증가’ 이젠 이용자 반발
“부당 결정” vs “전체 부담 반대”

전용 충전구역에 주자된 전기차. /경인일보DB

인천 미추홀구 한 아파트 단지에서 최근 전기차 충전기의 운영 방식을 두고 입주민 간 갈등을 빚고 있다.

준공 3년차인 이 아파트는 당초 건설사가 설치해 놓은 전기차 충전기를 직접 운영해 왔다. 그런데 오는 5월 28일부터 충전기마다 책임보험 가입이 의무화되고 충전기의 관리 책임을 관리소장이나 입주자대표회의(이하 입대의)에서 지게 된다는 소식이 들렸다. 부담을 느낀 입대의는 민간 전기차충전사업자(CPO)에 전기차 충전기 관리·운영을 맡기는 위탁 계약을 추진했다.

하지만 CPO 위탁에 대한 아파트 입주자 투표가 정족수 부족으로 부결되고 일부 입주민의 반대가 겹쳐 계약 추진이 취소됐다. CPO에 위탁하면 멀쩡한 기존 충전기를 철거하고, ‘스마트 제어 충전기’로 교체해야 한다는 걸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다. 스마트 충전기는 전기차 배터리 충전량을 실시간 확인해 화재 우려가 큰 완충을 차단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를 설치하는 데 정부 보조금이 50%(최대 220만원) 지급되기 때문에 CPO 업계는 아파트를 상대로 한 스마트 충전기 영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 입주민들 사이에선 위탁 계약기간이 5~7년에 달하고 충전요금 결정권도 CPO에 있어 전기차주들에 대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관리·운영을 맡기는 만큼 충전요금이 더 비싸진다는 것도 영향을 끼쳤다. 이 아파트의 현재 완속 충전요금은 190원대(1㎾/h당)인데, 시중 CPO의 요금은 같은 기준 320원대에 달한다.

결국 아파트 입대의는 전기차 충전기를 기존대로 자체 운영하기로 했다. 다만 충전기 책임보험 가입비와 향후 유지·보수에 들어갈 비용을 고려해 충전요금을 완속 기준 280원대로 올리기로 했다.

일단락될 것 같았던 이 일은 전기차주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전기차주들이 충전요금에 유지·보수 비용을 포함하는 게 부당하다는 민원을 관할 구청에 제기했다. “공동주택의 전기차 고정형 충전기는 장기수선계획 포함 대상”이라며 구청에서도 이들의 손을 들어줬다.

전기차가 없는 입주민들은 “극소수의 전기차를 위한 충전기 유지 비용을 왜 아파트 전체가 부담해야 하느냐”고 항의 중이다. 해당 아파트의 전기차 소유 세대는 전체 입주민의 6% 정도에 불과하다.

아파트 입대의 관계자는 “관리 효율 등을 고려해 충전기 운영 위탁을 고려했던 것인데, 업체로부터 입대의가 뒷돈을 받은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돌았다”며 “결국 자체 운영을 결정했지만 이제는 충전기 유지 비용 분담을 놓고 주민 간 갈등이 생겼다”고 토로했다.

/조경욱 기자 imj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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