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9 미국서 5만4900달러 시작..한국 판매부진 보약됐나

기아가 자사 최초의 3열 전기 SUV인 플래그십 EV9의 미국 판매 가격을 발표했다. 기본형 라이트 RWD가 5만4900달러(약 7300만원)에 시작한다. 2024년형 기아 EV9은 올해말 미국 시장에 선보인다.

기아 EV9


기아 미국법인 EVP 겸 COO인 스티븐 센터는 “EV9 가격을 합리적으로 책정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오늘 발표가 업계에 경종을 울리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V9 라이트 RWD 는 후륜구동으로 3열 7인승, DC 고속충전, 215마력의 출력을 낸다.


기아 관계자는 “3열 SUV EV가 터무니없이 비쌀 필요는 없다”며 “EV9은 현대자동차그룹의 800V E-GMP 플랫폼으로 구동되는 4세대 배터리 기술을 탑재한 최초의 EV로 고속 충전 기능과 풍부한 편의장비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대 5,000파운드의 견인력을 갖춘 진정한 SUV 기능도 갖췄다”고 덧붙였다.


EV9은 기아 텔루라이드 SUV보다 약간 길지만 높이와 너비는 거의 같다. 박스형 공격적인 전면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공기역학계수는 0.28 Cd로 볼보의 EX90의 0.29Cd 보다 약간 앞선다. EV9의 실내에는 기아차의 차세대 커넥티드 엔포테인먼트인 ccNC 시스템이 탑재됐다.


EV9은 올해 4분기에 미국에 출시된다. 초기 물량은 한국에서 제작돼 미국으로 수출한다. 2024년 하반기부터는 기아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기아는 라이트 롱레인지부터 GT-Line까지 4개 트림 가격도 곧 발표한다. EV9의 5만4900달러 시작 가격은 미국 시장에서 중간 가격대로 구분된다. 시작 가격은 예상보다 낮은 6만달러 미만이지만 테슬라 모델Y 5만490달러, 벤츠 EQB 5만2750달러 보다 비싸다.


동시에 리비안 R1S 및 볼보 EX90보다는 낮은 편이다. 이들 가격은 약 8만달러 정도다. 기아가 대중 브랜드라는 것을 감안하면 시작가가 낮은 것이 타당하다는 평이 주류다.


EV9은 국내에서 손꼽는 기대작으로 초기 소비자 관심과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가격이 공개되지 않은 지난 5월 사전계약에서 영업일 기준 8일 만에 1만대를 돌파하는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문제는 공식 가격이 공개된 이후 반응이 빠르게 식었다. 본격 판매가 시작된 6월 19일을 기준으로 6,7월 판매는 각각 1334대, 1251대였다. 출고 이후 각종 품질 문제가 불거지면서 판매가 급랭했다. 계약 해지가 이어지고 출고 대기 차량(5811대)이 늘면서 8월 판매량은 408대에 그쳤다.


신차 효과를 충분히 누리면서 판매의 탄력을 받아야 할 시기에 오히려 판매가 고꾸라진 셈이다.이런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7337만원(세제혜택 후)에서 시작하는 비싼 가격 때문이라는 것이 소비자 반응의 주류다.


기아 미국법인은 한국의 이런 판매부진 상황을 감안해 미국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출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태진 에디터 tj.kim@carguy.kr

Copyright © 카가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