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서 ‘제주 4·3’ 사라지나…‘자율성 강화’ 위해 뺀다는 교육부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교육부가 행정예고한 2022 개정 교육과정에 제주4·3을 교과서에 기술할 수 있는 근거가 삭제됐다.
제주도교육청은 최근 교육부가 공개한 2022 개정 교육과정 행정예고안에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 적용되던 '학습요소'와 '성취기준 해설'이 삭제됐다고 23일 밝혔다.
앞서 도교육청은 역사교과서에 제주4·3이 올바르게 기술되도록 2017년 용역을 통해 4·3 집필기준을 마련했고, 이를 교육과정의 '학습요소'로 반영해달라고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요청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확정 땐 출판사 의무 아닌 선택으로
유족회 “역사왜곡 악의적…철회하라”
교육부가 행정예고한 2022 개정 교육과정에 제주4·3을 교과서에 기술할 수 있는 근거가 삭제됐다.
제주도교육청은 최근 교육부가 공개한 2022 개정 교육과정 행정예고안에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 적용되던 ‘학습요소’와 ‘성취기준 해설’이 삭제됐다고 23일 밝혔다. 학습요소는 교육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할 핵심 내용을 의미한다. 이 행정예고안이 확정되면 2025년부터 발행하는 교과서에선 제주4·3에 대한 기술이 의무가 아닌 출판사의 선택 사항으로 바뀌게 된다.
교육부가 행정예고안에서 밝힌 ‘학습요소’ 삭제 이유는 ‘교과서의 자율성 강화’다. 앞서 도교육청은 역사교과서에 제주4·3이 올바르게 기술되도록 2017년 용역을 통해 4·3 집필기준을 마련했고, 이를 교육과정의 ‘학습요소’로 반영해달라고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요청했다. 이에 따라 제주4·3은 ‘8·15 광복과 통일정부 수립 과정’을 이해하는 데 알아야 할 학습요소로 반영돼 2020년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8종에 모두 기술됐다. 하지만 새 교육과정에서 ‘학습요소’가 없어지면 교과서에서 제주4·3을 반드시 다뤄야 할 근거도 사라지게 된다.
제주4·3유족회는 이날 성명을 내어 “교육부의 학습요소 항목과 성취기준 해설 부분을 삭제한 것은 제주4·3을 포함해 8·15 광복과 통일정부 수립을 위한 일련의 과정을 덮고 역사를 왜곡하고자 하는 악의적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며 “교육부의 일방통행식 교육정책을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교육청은 오는 29일 교육부에 의견을 제출하기에 앞서 4·3평화재단과 유족회, 교원단체, 역사교사모임 등을 상대로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4·3은 이데올로기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생명과 존엄의 문제이며, 평화, 인권, 정의 등 미래가치를 실현하는 평화·인권교육의 토대”라며 “적절한 역사교육 기술 촉구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화물연대 파업 D-1…대화는커녕 으름장 놓는 정부·여당
- 손흥민, 월드컵 첫판부터 뛴다…‘부상’ 황희찬은 결장
- 로봇개 뒤에 ‘김건희 그림자’…관저공사 이어 ‘인맥 계약’ 의혹
- “김만배한테 들었다” 남욱·유동규 폭로전…석방된 김 ‘입’ 열까
- 교과서서 ‘제주 4·3’ 사라지나…‘자율성 강화’ 위해 뺀다는 교육부
- 신냉전·핵위협·인플레…전세계 덮친 ‘푸틴발 쇼크’
- 국힘 ‘비판 여론’ 의식, 민주 ‘단독 처리’ 부담…국조 합의 셈법은?
- ‘감기약값’ 오른다…6알씩 3일 처방 땐 환자부담 103~211원↑
- 딱하다, 윤 대통령 ‘짝퉁’ 리더십
- 크로아티아 선수는 왜 ‘검투사 마스크’를 썼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