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제·간장약부터 항암제까지…반려동물 약 키우는 제약사들

<사진: 아이클릭아트>

반려동물 시장이 매년 성장하는 가운데 주요 제약사들이 동물의약품 사업을 키우고 있다. 기존에 보유한 사람용 의약품을 활용한 동물의약품을 내놓는 등의 접근을 통해 캐시카우 분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인구가 국민 10명 중 3명인 1500만명에 이르고, 관련 의약품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제약업계가 최근 신규사업으로 동물의약품을 선택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

유유제약은 이달 27일에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동물의약품 등의 제조, 판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정관변경을 의결할 예정이다. 유유제약 관계자는 "신규사업 진행을 위해 사업목적에 추가했다"며 "반려동물 영양제에서부터 건강기능식품, 전문의약품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당 사업을 위해 유유제약은 동물의약품 부서를 신설하고 관련 인력을 새로 충원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이번 정기 주총에서 최강석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질병진단센터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최 센터장은 수의예방학 분야 박사로,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세계동물보건기구(WOAH)감염병 전문가로 활동한 바 있다. 앞서 이 회사는 반려동물 상표명으로 '유판씨' 브랜드를 활용해 '멍판씨'와 '냥판씨'를 특허등록한 바 있다. 해당 상표명을 활용해 반려동물 대상 영양제가 출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안국약품도 이달 28일 열리는 주총에서 동물용 사료제조 판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할 예정이다.

현재 반려동물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기업은 유한양행이다. 유한양행은 반려견 인지기능 장애 개선제 '제다큐어'와 소프트사료 '윌로펫', 맞춤사료 '레시피브이' 브랜드 등을 출시했다. 이와 함께 반려동물 관절 주사제 '애니콘주'를 비롯해 국내 유일 반려견 항암제 '박스루킨-15'를 공급하고 있다. 박스루킨-15는 지난해 8월 국내 최초로 반려견 전용 유선종양 면역항암제로 품목 허가를 받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한양행이 반려동물 사업을 가장 활발하게 펼치는 가운데 다른 제약사들도 동물의약품 개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웅제약 계열사 대웅펫은 반려동물 간 건강을 위한 UDCA 성분 기반 '유디씨에이정'을 출시했고, 인체용 소화제인 베아제의 성분을 활용해 반려동물용 소화 효소 보조제 '베아제펫'을 출시했다. 이와 함께 인체용 당뇨병 신약 엔블로를 반려동물용으로 개발하고 있다. 동국제약은 2021년 자사 대표 잇몸약 인사돌을 활용해 반려견 전용 치주질환 치료제 '케니돌'을 출시했다.

동아제약도 지난해 반려동물 영양제 브랜드 '벳플'(Vetple)을 출시했다. 지엔티파마는 인체용 퇴행성 뇌신경질환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크리스데살라진' 성분을 활용해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CDS) 치료제 '제다큐어'를 선보였다.

종근당바이오는 동물의약품 기업 이글벳과 협업해 반려동물 전용 유산균 브랜드 '라비벳'을 출시했고, 동화약품도 지난해 반려동물 헬스케어 기업 핏펫에 투자하며 동물의약품 사업에 진출했다. 동화약품은 핏펫이 보유한 반려동물 헬스케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동물의약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강민성기자 km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