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개런티로 우정출연으로 잠깐 나온다더니… 주연 셋을 연기로 씹어먹은 배우

요즘 개봉하는 영화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특유의 거친 분위기와 날 것 그대로의 에너지를 품은 작품이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20년 전인 2006년 9월에 스크린을 찾았던 영화 뚝방전설입니다.

당시에는 박건형, 이천희, MC몽이라는 독특한 조합을 앞세운 청소년 관람불가 액션 코미디 영화로 대중에게 소개되었으나, 오랜 세월이 흘러 작품을 다시 들여다보면 지금의 화려한 위상과는 사뭇 다른 배우들의 풋풋한 젊은 시절과 의외의 얼굴들이 대거 포착되어 색다른 재미를 안겨 줍니다.

영화의 중심축은 학창 시절 싸움판을 주름잡으며 스스로 노타치라 칭했던 세 친구 정권, 성현, 경로입니다.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 정권과 싸움을 극도로 피하려 하면서도 의리는 지키는 성현, 그리고 말발로 상대를 굴복시키는 이른바 구강액션의 달인 경로는 동네 뚝방을 무대 삼아 자신들만의 전설을 써 내려갔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된 이들은 각자의 삶에 찌들어 살아가게 되고, 과거의 중심에 있던 정권이 다시 돌아오면서 세 사람은 흩어졌던 인연을 다시 엮어내기 시작합니다.

한때 18대1이라는 전설적인 무용담으로 이름을 날렸던 정권의 현실은 과거의 영광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성현 역시 주먹을 내려놓고 의사라는 번듯한 직업을 가졌으며, 경로는 노래 교습소 강사로 평범한 일상을 버텨내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혈기 왕성하게 주먹을 휘두를 수 없는 나이가 된 이들은 정권의 재회와 함께 잊고 지냈던 과거의 기억들을 마주하게 되고, 자신들의 옛 무대였던 뚝방을 둘러싼 피할 수 없는 갈등 속으로 휘말려 들어갑니다.

20년이 지난 지금 이 영화를 다시 정주행해야 하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출연진의 면면입니다.

주연을 맡은 박건형, 이천희, MC몽의 젊은 날 모습뿐만 아니라 충무로의 명품 조연인 오달수와 임현식의 감칠맛 나는 연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지금은 충무로를 이끄는 톱스타가 된 유지태와 이민기가 당시 우정출연으로 깜짝 등장하는데, 유지태는 노타치파와 날카롭게 대립하는 이치수 역을 맡았고 이민기는 고삐리 7이라는 풋풋한 단역으로 스쳐 지나갑니다.

뚝방전설은 2006년 9월 7일에 개봉하여 씨네21 통계 기준 최종 41만 8,445명의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당시 극장가에서 초대박 흥행작 반열에 오르지는 못했으나, 세 주인공의 거친 액션과 청춘들의 성장통을 가감 없이 담아낸 상업영화로 주목받았습니다.

개봉 당시 배우들이 인터뷰를 통해 단순한 오락용 액션을 넘어 친구 관계와 인간의 성장을 그린 작품이라고 설명했던 것처럼, 이 시기 한국 영화계가 허용했던 특유의 거칠고 날것의 정서를 오롯이 품고 있습니다.

과거 극장 상영이 끝난 뒤 대중의 기억 속에서 잊히는 듯했던 이 작품은 디지털 플랫폼 속에서 여전히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웨이브 등 국내 주요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다시보기로 감상할 수 있으며 애플TV에서도 작품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06년 당시에 스크린을 통해 이 영화를 거친 액션 코미디로 소비했던 관객들에게는 아련한 추억의 명작으로, 지금의 시청자들에게는 익숙한 배우들의 낯선 신인 시절을 발굴하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특별한 콘텐츠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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