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가 키운 후크, 그런데 음원 정산이 0원, 이게 말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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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간 137곡, 27장의 앨범을 발표했는데 음원 수익 정산이 0원? 지난 21일 디스패치가 폭로한 이승기 관련 보도는 충격적이다.
디스패치는 이승기가 그간 올린 음원 매출만 1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승기처럼 무려 18년 간을 톱스타로 활동해온 인물이 음원 정산 0원을 받았고, 심지어 '마이너스 가수'라는 식으로 일종의 가스라이팅을 당해왔다는 사실은 자칫 이 업계의 심각한 착취구조를 드러내는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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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크엔터테인먼트, 보다 분명한 진실과 입장 내놔야
[엔터미디어=정덕현의 이슈공감] 18년 간 137곡, 27장의 앨범을 발표했는데 음원 수익 정산이 0원? 지난 21일 디스패치가 폭로한 이승기 관련 보도는 충격적이다. 디스패치는 이승기가 그간 올린 음원 매출만 1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보도가 나간 후 이승기 소속사 후크 엔터테인먼트 권진영 대표가 내놓은 공식 입장문은 그 내용이 애매모호하기 이를 데 없다.
"사실 여부를 떠나 많은 분께 면목이 없다"는 말은 이 폭로가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뉘앙스가 담겼고,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이기에 부끄럽고 죄송스러운 마음"이라는 입장에는 무엇에 대한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이며 누구에 대해 부끄럽고 죄송하다는 것인지가 빠졌다. 그저 일파만파 번져가는 사태에 대해 두루뭉술한 입장표명을 내놨을 뿐이다.
그러면서 입장표명을 자제하는 이유에 대해 "현재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한 정리 단계"이고 "법적으로 다뤄질 여지도 있어"서라고 밝혔다. 또 "추후 후크엔터테인먼트나 저 개인이 법적으로 책임져야 할 부분이 명확히 확인되면 물러서거나 회피하지 않고 모든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는 입장도 남겼다.
하지만 18년간이나 후크엔터테인먼트에서 권진영 대표와 함께 지금껏 지내왔던 이승기가 이렇게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방증이다. 디스패치 보도에는 내용증명을 보낸 이승기에게 권진영 대표가 "본인 이름과 인생을 걸고 기필코 죽여버리겠다"는 식의 협박을 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는데, 그럼에도 이승기는 물러서지 않았다. "음해와 협박으로 제가 연예인 못한다면 그것 또한 제 운명"이라고 했다. 연예인의 삶을 걸고라도 '정당한 권리'를 찾겠다는 뜻이다.
이 사태가 특히 충격적인 건, 사실상 후크엔터테인먼트가 이승기의 영입과 함께 커온 기획사라는 점 때문이다. 물론 이전에 이선희의 매니저로 시작했지만 권진영 대표는 이승기를 영입하면서 회사의 덩치를 키워나갔다. 이승기는 시작부터 '내 여자라니까'로 가수로서 큰 성공을 거뒀고, <찬란한 유산>으로 배우로서의 입지도 다졌으며, KBS <1박2일>로 예능까지 섭렵하며 이른바 '트리플 크라운'을 거둔 연예인으로 불렸다. 그만큼 모든 분야에서 블루칩으로 떠올랐던 것.
그 후로도 배우, 예능인 그리고 가수로 꾸준히 활동했고, 최근에는 JTBC 예능 <싱어게인>을 통해 MC로서의 진행능력도 선보였으며, tvN 드라마 <마우스>를 통해서는 악역 변신으로 연기의 폭을 넓혔다. 또 그 와중에도 꾸준히 앨범을 내놓으며 가수 활동을 했다. 18년차 연예인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여전히 여러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고 우려되는 건 이승기의 이런 사례가 자칫 연예계 전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만들지나 않을까 하는 점이다. 이승기처럼 무려 18년 간을 톱스타로 활동해온 인물이 음원 정산 0원을 받았고, 심지어 '마이너스 가수'라는 식으로 일종의 가스라이팅을 당해왔다는 사실은 자칫 이 업계의 심각한 착취구조를 드러내는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승기가 이 정도인데, 그 많은 무명의 연예인들은 오죽할까.
그래서 이번 사태는 이승기 개인의 문제나 또는 후크엔터테인먼트라는 회사의 돌출적인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연예계 기획사들의 전반적인 시스템이 과연 정상적이고 상식적으로 굴러가고 있는가를 들여다보는 계기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승기가 18년에 대한 '정당한 권리'를 지금이라도 되찾기를 바란다. 그리고 후크엔터테인먼트는 보다 분명한 진실과 입장을 내놔야 할 것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JTBC,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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