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동안 ‘손맛’ 못 봤던 LG 문성주의 남몰래 한 속앓이…“앞으로는 마음 편하게 배트 휘두를게요”

지난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LG 문성주는 모처럼 ‘손맛’을 봤다.
이날 2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했던 문성주는 1회 첫 타석에서부터 홈런을 쏘아올렸다.
0-1로 뒤처진 1회말 1사 후 첫 타석에 나선 문성주는 롯데 선발 이민석의 5구째 직구를 받아쳤다. 타구는 쭉 뻗어나가 좌측 담장을 넘겼다. 문성주의 올시즌 첫 홈런이자, 개막 후 82경기만에 쏘아올린 홈런이었다. 개인 통산 10번째 홈런이다.
통산 9번째 홈런을 친 후 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아홉수’를 깼다. 문성주의 직전 홈런 기록은 2023년 8월6일 삼성전에 머물러 있었다. 무려 714일만에 나온 홈런이었다.
홈런 뿐만이 아니었다. 이날은 문성주가 뭘 해도 되는 날이었다. 1-1로 맞선 5회에는 신민재의 3루타로 만들어진 2사 3루에서 문성주가 롯데 이민석의 타구를 때렸다. 그런데 공이 롯데 2루수 한태양의 글러브에 들어갔다 나왔고 그 사이 신민재가 홈인했다. 이 땅볼은 내야 안타로 기록됐다.
2-2로 팽팽했던 8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역전의 발판이 된 2루타도 쳤다. 문성주는 문보경의 결승타 때 홈을 밟았고 이 득점이 결승 득점이 됐다.
수비에서도 활약이 돋보였다. 1회초 LG 선발 임찬규가 1사 후 한태양, 빅터 레이예스에게 잇달아 2루타를 내줘 1실점했다. 임찬규는 이어 전준우를 3루수 땅볼 아웃시키며 두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하지만 후속타자 윤동희에게 또 안타를 맞고 말았다. 그런데 이 타구를 잡은 문성주가 정확히 홈으로 송구했다. 공을 잡은 포수 박동원은 홈으로 쇄도하던 레이예스를 태그했고 추가 실점 없이 그대로 1회가 끝났다.

문성주의 이런 활약들 덕분에 LG는 이날 3-2로 승리했고 3위 롯데의 추격을 물리치고 2위 자리를 지켜냈다.
문성주는 지난 6월 LG 감독이 꼽은 키플레이어 중 한 명이었다. 개막 후 한 달 동안 24경기에서 타율 0.261을 기록했던 문성주는 5월에는 부진에 빠지며 월간 타율 0.222에 그쳤다. 6월을 맞이하던 당시 염경엽 감독은 “오지환과 문성주가 살아나줘야한다”라고 했다. 오지환은 결국 살아나지 못해 6월9일 2군행 통보를 받기도 했지만 문성주는 6월 22경기 타율 0.352로 감독의 바람에 부응했다. 7월에도 12경기 타율 0.341로 타격감을 자랑 중이다. 이날 경기 후 염경엽 감독은 “타선에서 문성주가 2타점 3안타로 타선을 이끌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문성주에게도 잊을 수 없는 날이 됐다. 그는 “1회 홈런을 친 게 제일 기억에 남는다. 잘 맞긴 했는데 워낙 그동안 홈런이 없었어서 그냥 2루타만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운 좋게 타구가 담장을 살짝 넘어갔다”라고 말했다.
그동안은 홈런 운이 따르지 않았다. 문성주는 “홈런이 되어야할 타구들이 펜스에 맞았다. 6홈런을 쳐냈던 2022년에는 좀 작은 구장에서 많이 넘겼고 그 때와 지금의 공인구도 다른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문성주는 홈런 타자 스타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타자에게 있어서 한동안 홈런이 나오지 않는다는 건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는 부분이었다. 그는 “내가 치고 싶다고 쳐지는 것도 아니고 안타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제 홈런이 나왔으니 마음 편하게 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돌이켜보면 그동안의 불운이 이날은 행운으로 작용했다. 5회 땅볼 타구가 내야 안타가 된 것에 대해서는 “만약 상대 2루수가 볼을 잡아 던졌어도 1루에서 접전 타이밍이었다고 생각한다. 코치님들도 세이프가 됐을 것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그런지 상대가 잡았다가 놓쳤는데도 기록도 내야 안타로 (기록실에서) 잘 준 것 같았다”라고 만족해했다.
8회 안타도 ‘운 좋게’ 나왔다. 문성주는 “롯데 최준용의 직구가 너무 좋아서 투수가 던질 때마다 ‘너무 좋다’라고 생각하고 있엇는데, 직구 타이밍에 운 좋게 체인지업이 들어왔고 또 운 좋게 배트 중심에 맞았던 것 같다”고 돌이켜봤다.
1회 수비 상황은 사실은 실수에서 나왔다고 솔직한 고백을 하기도 했다. 문성주는 “공을 던지자마자 손에서 빠졌다. 중간에 커트해줘야하는 내야수들이 못 잡을 정도로 빠졌는데 ‘운 좋게’ 아웃이 됐다. 뭔가 되는 날이었던 것 같다”며 웃었다.
행운이 따랐지만 문성주는 긴장감을 놓지 않으려한다. 그는 “올시즌 타격감이 올라왔다고 생각했을 때 떨어지기를 반복했다. 5~6경기 정도 연속으로 멀티 히트 정도 쳐야 타율이 올라가고, 스스로 ‘감이 좋다’라고 생각할 것 같다. 아직은 한 경기 좀 잘했다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마음을 다졌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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