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도 못 치러”…아리셀 100일, 남편은 아직 길 위에
[앵커]
오늘은 화성 리튬 전지 공장, 아리셀에서 불이 난 지 꼭 100일째 되는 날입니다.
책임자들이 재판을 받게 됐지만 유족들은 진심 어린 사과 한번 없었다며 아직도 거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서울 고용노동청과 화성시청을 오가는 아리셀 유족의 하루를 이원희 기자가 동행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화마에 아내를 잃은 중국 동포 허헌우 씨의 하루는 길 위에서 시작됩니다.
[허헌우/고 강순복 씨 남편 : "거리 행진도 해보고 비 맞으면서 라면을 먹으면서 에스코넥 본사에 가서 농성도 벌여보고."]
똑같은 참사를 막아달라며 호소에 나선 겁니다.
["책임져라! 책임져라! 책임져라!"]
수사 결과, 아리셀 측의 부실한 예방조치와 대응이 드러났고.
[허헌우/고 강순복 씨 남편 : "(비상구에) 잠금장치를 걸고 정직원들만 번호 키나 뭐 그런 거 갖고 열 수 있게 했다는 이 사실 자체만 알았어도 그 공장에 못 다니게 했을 겁니다."]
내국인이 아닌 먼 타국에서 건너온 이주 노동자였기에 설움은 더 컸습니다.
[허헌우/고 강순복 씨 남편 : "불법 고용이 뭔지도 저희는 사실 몰랐어요."]
매일 돌아오는 곳은 희생자들의 영정이 있는 화성시청 분향소.
[이순희/고 엄정정 씨 어머니 : "외국인이라는 그 하나만 가지고도, 한국에선 저희들이 말 한마디만 잘못해도 진짜. 막 이렇게 (나쁘게) 퍼지잖아요."]
하루를 마치고 밤늦게 돌아와 아내와의 추억을 떠올립니다.
[허헌우/고 강순복 씨 남편 : "언제 또 와서 혹시나 쓰지 않을까 싶어서. 다 그대로 있어요. 옷이나 신발이나."]
[허헌우/고 강순복 씨 남편 : "좀 더 잘살아 보려고 그래서 나오긴 나왔는데. 결국은 고생만 하다가 이렇게 가게 되네요."]
아리셀 측은 23명의 희생자 중 9명의 유족과 합의를 마쳤고, 나머지 유족들과도 접점을 찾아가고 있다는 입장.
강순복 씨를 포함한 외국인 희생자 네 명의 가족은 아직 장례를 치르지 못했습니다.
KBS 뉴스 이원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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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기자 (212@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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