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속어' 논란 강공 드라이브.. 보수 지지층도 이탈
보수층 여론 확실히 잡는다 의도
오히려 기존 지지층 실망감
결국 "대통령이 수습해야" 여론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중 비속어 논란에 따른 핵심 지지층의 이탈이 잇따라 관측되고 있다. 윤 대통령 의 비속어 파문을 ‘동맹 훼손’과 ‘가짜 뉴스’로 규정하고, 강공 드라이브를 몰아친 데 대한 비판이 나온다. 대통령실의 강경 대응은 중도층 지지는 사실상 포기하더라도 보수층 여론은 확실히 다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됐지만, 정작 그 보수층 여론까지 돌아서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3일 발표한 윤 대통령 국정수행평가에서 긍정 응답은 31.2%로 지난주 같은 기관 조사보다 3.4%포인트 떨어졌다. 부정 응답은 66.0%로 지난주보다 3.8%포인트 올랐다.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달 26~30일 전국 성인 2522명을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다.
보수층의 지지율 하락이 특히 두드러졌다. 대구·경북(TK) 지지율이 44.0%로 지난주보다 6.3%포인트 떨어졌다. 70대 이상 지지율은 10.0%포인트 하락한 49.1%로 조사됐다. 보수 지지층의 이탈은 지난달 나온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관측됐다. TK 지역에서 일주일 만에 지지율 6%포인트가 하락했고, 70대 이상 지지율도 2%포인트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비속어 논란 자체가 보수층의 호응을 이끌어내기 어려운 이슈라고 지적한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이날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이번 논란에 대응하는 방식에 보수층이 실망감을 드러낸 것”이라면서 “보수층이 바라는 ‘대통령의 상’을 윤 대통령이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기간 ‘공정과 상식’이라는 가치와 함께 솔직함과 소탈함 같은 인간적 매력을 앞세웠다. 지난 3월 당선 일성으로 밝힌 “참모 뒤에 숨지 않고, 잘못은 솔직하게 고백하겠다”는 말은 지지층에게 ‘윤석열다움’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메시지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번 논란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도 그와 같은 ‘윤석열다움’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감 표명은 없고 비속어 사용 자체도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언론이나 야당에 논란의 책임을 돌리고 있지만, 이 같은 대응이 보수층 민심에 오히려 역효과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통화에서 “지지층 이탈은 윤 대통령을 향한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통상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장기간에 걸친 중도층 이탈로 시작해 지지층의 이탈로 이어지지만, 윤 대통령의 경우 중도층의 이탈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이뤄졌고 이미 지지지층의 이탈 국면으로까지 넘어갔다는 이야기다.
결국 윤 대통령이 논란을 수습해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진다. 국정감사가 시작하는 4일이 윤 대통령의 ‘마지막 수습 기회’가 될 수 있다. 배 수석은 “국정감사는 대통령의 국정 어젠다를 지지층에게 환기할 수 있는 시간이다. 특히 임기 첫 국정감사는 전 정권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비속어 논란을 먼저 정리하지 않는다면 국정감사 또한 그 파문에 휩쓸릴 수밖에 없고, 윤 대통령의 지지율 반등 가능성 역시 높지 않다는 설명이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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