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SD 덕분에 반값? 테슬라 중고차 폭락에 오너들 멘붕 실화냐

테슬라가 지난 11월 한국에 완전자율주행 기능인 감독형 FSD(Full Self-Driving)를 전격 도입하면서 업계가 들썩였다. 운전대를 잡지 않고 전방만 주시하면 되는 이 혁신 기술이 국내 7번째로 상륙한 것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테슬라 중고차 시장에서는 심각한 가격 붕괴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기존 오너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테슬라 모델Y

테슬라 모델Y / 사진=테슬라

중고차 시세 추락, 끝이 보이지 않는다

직영중고차 플랫폼 케이카와 첫차 데이터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3 롱레인지의 평균 시세는 7월 3,847만원에서 8월 3,771만원, 9월 3,729만원으로 하락세를 보이며 전월 대비 각각 2.0%, 1.1%씩 떨어졌다. 모델Y도 마찬가지로 같은 기간 4,918만원에서 전월 대비 3.1%, 2.8%씩 하락했다.

특히 2025년 10월 수입 중고차 시세를 분석한 결과 모델3 롱레인지는 평균 4,059만원으로 전월 대비 7.1%나 급등했지만, 이는 일시적 현상에 불과했다. 2025년 11월 현재 22년식 무사고 6만km 기준 모델3 롱레인지는 10개월 만에 585만원이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델Y 역시 중고 전기차 거래량 1위를 차지하며 전년 대비 2.8배 증가했지만, 가격 하락은 피할 수 없었다.

테슬라 FSD 자율주행 화면 / 사진=테슬라

배터리 논란이 불에 기름 부었다

중고차 시세 하락의 결정타는 테슬라의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충전 제한 문제였다. 일부 모델에서 BMS_a079 오류가 발생하며 충전 성능이 제한되는 현상이 속출했고, 보증기간이 끝난 차량의 경우 수리 비용이 수천만원에 달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제조사 보증이 남아있는 경우에는 시세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작았지만, 보증기간이 끝난 차량은 구매자들의 외면을 받으며 가격이 급락했다. 테슬라 배터리 논란 확산에 따라 모델3의 평균 시세는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FSD 출시가 오히려 독이 됐다

11월 23일부터 국내에 배포된 감독형 FSD는 북미 공장에서 생산된 4세대 하드웨어(HW4) 사양이 탑재된 모델S와 모델X 차량에만 적용됐다. 한미 FTA 조항에 따라 미국 안전 기준을 충족한 모델은 연간 5만대까지 국내 인증을 면제받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문제는 FSD 옵션 가격이 904만3,000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신차에 FSD를 추가하면 총 구매 비용이 크게 늘어나고, 중고차 시장에서는 FSD 탑재 여부에 따라 가격 차이가 벌어지며 시장 혼란이 가중됐다. 특히 FSD가 적용되지 않는 구형 모델이나 중국산 차량의 경우 가치 하락이 더욱 가팔라졌다.

테슬라 모델3

테슬라 모델3 / 사진=테슬라

글로벌 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

미국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카구루스의 가격 지표에서 테슬라 평균 중고차 거래가는 2만7,814달러(약 3,863만원)로 전체 중고차 평균 2만8,039달러(약 3,894만원)보다 낮아졌다. 테슬라가 중고차 시장에서 가격 우위를 완전히 상실한 것이다.

2024년에는 테슬라 중고차 가격이 다른 어떤 자동차 회사보다 많이 하락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2022년형 모델Y를 65,000달러에 구매한 오너와 2024년형 모델Y를 40,000달러(세금 공제 포함)에 구매한 신규 바이어 간 형평성 문제도 불거졌다. 초기 구매자들은 심각한 자산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오너들 “이래도 산다고?” 분노 폭발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테슬라 오너들의 분노 어린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FSD 나왔다고 좋아했는데 중고차 값만 폭락했다”, “신차 가격은 계속 내리는데 중고차는 누가 사냐”, “보증 끝나면 배터리 폭탄 터질까봐 무섭다”는 등의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FSD가 적용되는 모델S와 모델X의 경우 “요샌 같은 옵션으로 사도 1억4,300만원인데, FSD 성능이 어마어마해서 당분간 23년식 탈 예정”이라며 중고차 수요가 일시적으로 폭증하는 기현상도 벌어졌다. 하지만 대다수 모델3와 모델Y 오너들은 가격 하락으로 인한 자산 손실을 호소하고 있다.

현대차는 안전 중심 전략으로 맞불

테슬라의 공세에 현대차그룹은 ‘속도보다 안전’을 강조하며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중국 업체나 테슬라가 자율주행을 잘하고 있고 우리가 조금 늦은 편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안전”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고가의 라이다 중심 모델 대신 카메라 중심으로 전략을 선회하며 자체 개발 중인 자율주행 AI 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7년 레벨2+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선보일 계획이며, 구글 웨이모와 아이오닉5 기반 자율주행차를 공동 개발 중이다. 데이터 확보가 최대 과제지만,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접근법으로 소비자 신뢰를 지킨다는 전략이다.

테슬라 FSD의 등장은 혁신적이지만, 중고차 시장에 미친 파급력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배터리 논란과 잦은 신차 가격 변동, FSD 적용 차량의 한정성이 맞물리며 기존 오너들의 자산 가치가 급락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테슬라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그리고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업체들이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