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오프로드 애호가들 사이에서 '국민 소형 SUV'로 불리는 스즈키 짐니 3도어 모델이 약 1년 만에 현지 시장으로 돌아온다. 올해 초 호주의 강화된 안전 규제를 통과하지 못해 판매가 중단됐던 짐니 3도어가 대대적인 안전장비 보강을 거쳐 내년 2월 재출시될 예정이다.

스즈키 오토모티브 호주법인이 최근 발표한 2026년형 짐니 3도어는 '라이트'와 '짐니' 두 트림으로 구성된다.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개선이다. 엔트리 모델인 라이트에는 7인치 디스플레이가 새로 장착되면서 시대에 뒤떨어진 CD 플레이어가 사라졌다. 상위 트림인 짐니는 한층 큰 9인치 화면을 탑재해 편의성을 높였다. 다만 일본 시장에 적용된 4.2인치 계기판 디스플레이는 호주 사양에서 제외됐다.

외관 디자인은 기존 모델의 정체성을 그대로 유지했다. 짐니 특유의 사각형 헤드램프와 투박한 보디 라인은 변함없다. 하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동안 5도어 모델에만 적용되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3도어에도 전면 탑재됐기 때문이다.

새로 추가된 안전장비 목록은 상당하다. 듀얼 센서 브레이크 서포트 II는 카메라와 레이저 센서를 동시에 활용해 전방 충돌 위험을 감지하고 자동으로 제동한다.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은 운전자가 의도치 않게 차선을 벗어나려 할 때 경고와 함께 스티어링 휠을 보정한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고속도로 주행 시 앞차와의 거리를 자동으로 유지해주며, 전후방 주차 센서는 좁은 공간에서의 주차를 돕는다. 규제 통과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가 아니라 실질적인 안전성 향상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파워트레인은 기존과 동일하다. 견고한 래더 프레임 위에 1.5리터 자연흡기 4기통 엔진이 얹혀 있다. 최고출력 102마력으로 수치상 화려하진 않지만, 짐니의 존재 이유는 마력이 아니라 험로 주파 능력에 있다. 5단 수동변속기와 4단 자동변속기 중 선택할 수 있으며, 파트타임 4륜구동 시스템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가격은 인상됐다. 라이트 트림은 3만 1,990 호주달러(약 2,000만 원)부터 시작하며, 짐니 수동 모델도 동일한 가격이다. 자동변속기를 선택하면 3만 6,490 호주달러(약 2,200만 원)를 지불해야 한다. 구형 대비 2,000 호주달러(약 200만 원) 오른 금액이다.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스즈키가 자신감을 보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짐니는 호주 SUV 시장에서 가장 높은 중고차 가치를 유지하고 있다. 공급 부족과 긴 대기 기간 탓에 일부 소유주들은 구입 가격보다 비싸게 되팔아 이익을 남기기도 했다. 이 정도 크기의 본격 오프로더를 찾기 어렵다는 점도 짐니의 독보적인 위치를 뒷받침한다.

좀 더 실용적인 공간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서는 5도어 모델이 별도로 판매된다. 신형 짐니 3도어의 첫 인도는 2026년 2월 시작될 예정이다.

Copyright © 구름을달리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 학습 이용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