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스라엘에 사드 배치·100명 파병…중동분쟁 ‘적극 개입’ 신호

선명수 기자 2024. 10. 14.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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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추가 미사일 공격 대응
직접적 내부 방어 지원은 처음
이스라엘군, 레바논 유엔군 기지 부수고 강제 진입 이스라엘군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국경 부근의 유엔평화유지군(UNIFIL) 초소 주변을 순찰하고 있다. 지난달 말 레바논 남부로 진격해 지상전을 시작한 이스라엘은 이날 UNIFIL 기지 정문을 부수고 강제 진입해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AFP연합뉴스

미국이 이란의 공격으로부터 이스라엘을 방어하기 위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이스라엘 내에 배치하고 이를 운용할 미군 100명을 파병하기로 했다. 지난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시작된 후 이스라엘에 실전용 사드가 들어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미 언론들은 미국 정부가 중동 분쟁에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사드 지원 사실을 알리며 “이란의 추가 탄도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이스라엘을 방어하고 이스라엘 내 미국인을 보호하려는 미국의 철통같은 의지를 강조하려는 조치”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사드 지원을 “이스라엘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이번 결정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전 위기감이 커진 가운데 이뤄졌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해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미군이 대거 이스라엘에 파병되는 것”이라며 “격화하는 중동 전쟁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심화시킨다”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도 지난 1년간 미국이 전투기와 군함을 보내 이란과 그 대리세력의 공격으로부터 이스라엘을 방어했지만, 이스라엘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방어 지원을 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파병 결정이 이례적이라고 짚었다.

앞서 이란은 이스라엘이 이란을 주축으로 한 반이스라엘 연대인 ‘저항의 축’ 지도자들을 연이어 암살하는 등 공세 강도를 높이자 지난 1일 이스라엘 영토를 겨냥해 탄도미사일을 대거 발사하는 ‘보복 공격’을 단행했다.

이스라엘은 즉각 재보복을 천명했고, 이스라엘의 재보복 수위에 중동 확전 여부가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선을 한 달 앞둔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에 이란의 핵 시설이나 석유 시설을 타격하지 말 것을 물밑에서 압박해 왔다.

미국의 중동 전문가인 애런 데이비드 밀러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미국의 사드 배치에 대해 “이란이 다시 대응해야 할 만큼 이스라엘의 공격이 광범위할 것이란 점을 예상하게 하는 최신 징후”라고 WP에 말했다. 그는 임박한 공격 징후 속에 이런 조치가 미국을 중동 갈등의 한가운데로 끌어들일 위험이 있다고도 경고했다.

AP통신도 “이스라엘 내 사드 배치는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면전을 피하기 위한 광범위한 외교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동 갈등을 더욱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당장 이란은 이날 “이스라엘에 기록적인 양의 무기를 전달한 미국이 이번에는 미사일 방어 시스템 운용을 위해 자국군을 배치함으로써 장병들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군의 사드는 2019년 훈련을 위해 이스라엘에 배치된 적이 있지만, 실제 작전을 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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