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필증서와 공정증서 유언에 관해 [알아야 보이는 법(法)]
민법이 정하고 있는 5가지 유언의 방식(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 구수증서) 가운데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것은 자필증서와 공정증서입니다. 전자는 법이 정한 요건만 갖춘다면 누구든지 손쉽게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후자는 다른 유언 방식과 달리 검인절차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서 각각 활용도가 높습니다(민법 제1091조).
유언의 검인이란 법원에 의한 일종의 검증절차입니다. 보통 유언을 보관하고 있거나 발견한 이가 가정법원에 검인을 신청하고, 법원은 검인 기일을 열어 유언 방식에 관한 여러 사실을 조사한 뒤 유언검인 조서(서류)를 작성합니다. 유언검인 기일은 1회로 종결되지만, 해당 유언에 대해 상속인 중 1명이라도 예컨대 유언장이 위조되었다는 등 이의를 제기한다면 그 취지가 조서에 그대로 기재되기 때문에 해당 유언을 집행할 수 없습니다. 이때는 유언이 진정한 고인의 뜻인지, 작성 요건을 갖췄는지 정식재판(유언효력 확인의 소)을 통해 판단 받아야 합니다.
자필증서와 녹음, 비밀증서에 의한 유언을 집행하기 위해서는 위에서 설명한 검인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은 이를 받을 필요가 없으므로 집행이 편리합니다.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의 또 다른 장점은 반드시 유언집행자를 지정하기 때문에 사후 유언 집행을 둘러싼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법률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자필 유언장을 작성할 때 대부분 그 내용에 유언집행자를 지정하지 않는데, 그 결과 유언 집행절차가 매우 복잡해집니다.
유언집행자가 정해지지 않으면 유언자의 상속인이 유언집행자가 되는데(민법 제1095호), 상속인이 여러 명이면 이들 공동상속인 과반의 찬성이 있어야만 유언을 집행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1102호). 단적으로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을 통해 부동산을 상속받은 상속인 중 수증자 1인이 전술한 유언 검인절차를 마친 뒤 부동산 등기를 신청하더라도, 다른 상속인의 협조가 없으면 등기를 할 수 없습니다(공동상속인 간 사이가 좋을 수도 있겠으나, 저를 찾아오는 이들의 대다수는 그 협조를 받기 어려운 사례입니다).
이처럼 다른 형제·자매 등 나머지 상속인이 유언 집행에 동의를 해주지 않는다면, 나머지 상속인을 상대로 유언효력 확인의 소송을 제기해 승소 판결을 받아야만 유증(遺贈)에 따른 등기를 단독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보면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의 장점만 강조한 것 같은데, 공증 사무실에 지급해야 하는 수수료 문제가 있고(통상 유증하는 부동산의 공시지가에 따라 차등해 산정),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과 달리 증인 2명을 섭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긴 합니다.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을 작성할 때 법정 요건을 빠트리지 않아야 합니다. 유언자는 자필로 유언하는 내용을 모두 적은 다음 날짜(연·월·일), 주소, 성명 역시 자필로 기재해야 하고 반드시 날인해야 합니다.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의 내용을 수정하려면 유언자가 직접 쓰고 해당 부분에 날인해야 합니다.
‧이미 특정 상속인에게 생전에 많은 재산을 증여했다면 유언자 사후 상속인들 사이에 유류분 반환 소송이 생길 우려를 감안해 유언의 내용에서 상속분을 정해놓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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