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일본에 레버리지 생기려는 시점에 尹, 백기투항"

"尹, 헌법 의무 방기…배임·강요·직권남용죄 될 수도"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2017.10.23/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레버리지가 생기기 시작한 시점에 한국이 백기투항했다"며 "이것만큼은 하지 않아야 하는데 윤석열 정부가 했다"고 비판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이 의원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 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지소미아는 우리가 원하는 게 아니라 일본이 필요했던 것이고, 군사적 측면에서 더 다급했던 건 일본이었다"며 "일본의 3대 수출규제 품목도 (한국의) 소재·부품·장비는 (일본으로부터) 독립이 이뤄져 우린 협상의 레버리지를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이 이제 한일관계 개선을 생각할 수밖에 없고, 예전에 비해 한국이 다급할 이유가 없다는 지점들을 조금씩 의식하기 시작할 무렵에 (윤 대통령이) 백기투항을 한 것"이라며 "국제정치학에서 지리적 레버리지를 가질 수 있는 대한민국이 어리석은 선택을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일본 전범 기업의 국내 자산을 매각하라는 대법원 확정 판결에 대해서도 "대통령 정상 외교의 레버리지가 된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측에) '봐라, 우리는 사법부와 행정부가 다르다'고 이야기하며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레버리지란 국내의 모든 요소는 독자적으로 가고 정치는 정치의 영역에서, 외교는 외교의 영역에서 별도의 협상을 할 때부터 시작하는 것"이라며 "사법부의 그 판결이 대통령·외교부의 협상에 얼마나 든든한 레버리지인가. 그걸 무시하고 100% 지는 길로 갔다는 건 외교력 부재고 정치력 부재"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사실상 한일관계에 있어서 역사 문제는 일본이 이긴 것으로 대한민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해 준 셈이 됐다"며 "역대 대통령 가운데 이토록 무능하게 무너진 대통령은 없었다. 헌법의 여러 의무를 방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도 "구상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윤 대통령의 발언은 민법상 당연히 존재하는 법리를 대통령이 함부로 처분하겠다는 이야기"라며 "피해자를 상처입게 한 건 배임죄, 구상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강요한다면 강요죄·직권남용죄가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원의 판결도 남아있고 국회에서 법도 개정하지 않았는데 구상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듯이 자신감 있게 얘기하는 것은 너무 오만한 대통령의 발언이고 행위"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