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詩 읽기] 사랑스러운 기적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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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이하면서 세상 만물이 숨을 고르는 장면을 상상합니다.
저마다 자기다운 모습으로 새해에 도착하는 모습이 그려지나요? 생애주기가 다르고 겉모습과 걸음걸이가 달라도 정확히 한날한시에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들! 이 시는 지구에 사는 생명체가 '우리'로 묶일 수 있음을 깨닫게 합니다.
잎 떨군 겨울나무는 회초리 같은 몸으로, 길고양이는 누군가 만들어준 겨울 숨숨집에서, 겨울잠 자는 개구리는 땅속에서, 쇠기러기는 남쪽을 향해 날아가다 새해를 맞이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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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이하면서 세상 만물이 숨을 고르는 장면을 상상합니다. 저마다 자기다운 모습으로 새해에 도착하는 모습이 그려지나요? 생애주기가 다르고 겉모습과 걸음걸이가 달라도 정확히 한날한시에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들! 이 시는 지구에 사는 생명체가 ‘우리’로 묶일 수 있음을 깨닫게 합니다. 사는 일은 참 거룩한 일이지요. 저마다 새 날을 향해 발돋움하고, 목숨을 지키려 애쓰며 살고 있잖아요.
큰일이나 대단한 계획이 없어도 새 날은 모두에게 공평히 주어집니다. 누군가는 어제와 다르지 않은 날을 새해라 우기는 것 아니냐, 반문할 수 있지만 시의 제목을 다시 보세요. 실은 이런 것이 “기적”일지 모릅니다. 살아 있는 모두에게 주어진 하루, 한해, 평생을 떠올리면 아득해지지요. 시인은 사람이 아닌 비인간 생명들의 새해 풍경을 그리고 있는데, 그 때문에 사는 일의 거룩함이 더 돋보입니다.
더 상상해봅시다. 잎 떨군 겨울나무는 회초리 같은 몸으로, 길고양이는 누군가 만들어준 겨울 숨숨집에서, 겨울잠 자는 개구리는 땅속에서, 쇠기러기는 남쪽을 향해 날아가다 새해를 맞이하겠지요. 사람은 어떨까요? 함께 사는 이들은 한 지붕 아래에서, 혼자인 이들은 오롯이 홀로, 병상에 누운 사람은 병실 창문을 바라보다, 여행 중인 사람은 낯선 곳을 헤매다가, 슬픈 이는 눈물을 닦다가, 기쁜 이는 미소를 짓다 새해를 맞이할 것입니다. 왠지 눈물이 날 것 같은 풍경 아닌가요? 당신은 어떤 모습으로 새해에 도착했나요?

박연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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