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김치를 그만 담그겠다고 하시길래.." 그 말 뒤에 숨은 속마음 3가지

올해는 김치 그만 담그겠다는 어머니 말씀에 서운하기도 하고, 괜히 마음이 철렁하기도 하셨죠? 늘 하시던 일을 놓으신다는 건 보통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그 말씀 뒤에는 대개 말로 못 하신 이유가 따로 있습니다. 오늘은 그 속마음 세 가지를 순서대로 말씀드립니다.

1.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을 못 하시는 것

김장은 생각보다 중노동입니다. 배추를 절이고 뒤집고 옮기는 일은 손목과 허리에 무리가 큽니다.그런데 부모님들은 아프다는 말을 잘 못 하십니다. 자식이 걱정할까 봐, 또 늙었다는 걸 인정하기 싫어서입니다. 그래서 그냥 이제 귀찮다고 하십니다.그러니 왜 안 하시냐고 묻지 마시고, 어디 불편하신 데 없냐고 물어보세요. 병원 한 번 같이 가는 게 김치보다 급할 수 있습니다.

2. 안 먹는 걸 이미 알고 계신 것

보내드린 김치가 냉장고에 그대로 있었던 걸 어머니는 다 알고 계십니다. 한 번이 아니라 몇 년째 반복됐다면 더 그렇습니다.요즘은 식구 수도 적고 입맛도 달라져서 김치 소비량 자체가 줄었습니다. 자식이 무심해서가 아니라 생활이 바뀐 것입니다.다만 어머니 입장에서는 내 정성이 버려졌다고 느끼십니다. 그러니 양을 줄여서 부탁드려 보세요. 작은 통 하나면 충분하다고.

3. 이제 내 역할이 끝났나 싶은 마음

가장 깊은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김장은 어머니에게 살림이 아니라 역할이었습니다. 자식들을 불러 모으고,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일이었습니다.그걸 놓는다는 건 이제 내가 해줄 게 없구나 하는 마음과 맞닿아 있습니다. 조선의 요리서 음식디미방이 대를 이어 전해진 것도, 음식이 곧 그 집의 이야기였기 때문입니다.그래서 필요한 건 김치가 아닙니다. 어머니가 하실 수 있는 작은 역할 하나면 됩니다. 국 끓이는 법 좀 알려달라고 청해보세요. 그 한마디에 표정이 달라집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세 가지를 다 확인하려 들지 마세요. 오늘은 전화해서 한마디만 해보시면 됩니다. 어머니 김치 없으면 허전해요, 조금만 해주세요.그리고 이제 그만하시겠다면 그것도 존중해 드리세요. 사드린 김치로 같이 밥 먹는 것도 충분히 좋은 시간입니다.

오늘 건넨 전화 한 통이, 어머니에게는 아직 내 자리가 있구나 하는 안심이 됩니다.

출처 : '음식디미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