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소문 씨티스퀘어 담는 신한알파리츠, 1900억 유증 완판 가능성은

/사진=신한알파리츠 IR북 갈무리

신한알파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신한알파리츠)가 서울 중구 씨티스퀘어빌딩을 매입하기 위해 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금리인하기와 맞물려 부동산 투자 심리도 회복 조짐을 보이는 만큼 완판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1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신한알파리츠는 오는 28일부터 이틀 동안 구주주 대상으로 유상증자 청약을 받는다. 1주당 발행가액 5800원씩 3284만주를 발행해 총 1905억원을 조달한다. 1주당 0.3565684705주씩 배정되는 구주주 배정 방식이다. 구주주 청약률이 100%를 넘지 못하면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넘어간다. 일반투자자 대상의 실권주 공모 예정일은 이달 31일과 다음달 1일이다.

발행가액은 이달 23일까지의 주가흐름에 따라 5% 할인율을 적용해 최종 확정되기 때문에 최종 모집금액은 바뀔 수 있다. 신주상장 예정일은 다음 달 14일이다. 대표주관사에는 한국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공동으로 이름을 올렸다. 인수단에는 KB증권과 삼성증권도 함께한다. 이번 증자와 관련해 신한알파리츠 이사회에 보고된 잔액 인수 비율을 보면 신한증권과 한투증권이 각각 38.5%씩이며, KB증권 13.5%, 삼성증권 9.5%로 가져가기로 했다.

지난 2017년 말 설립된 신한알파리츠는 신한리츠운용에서 자산관리회사(AMC)를 맡고, 신한은행과 신한투자증권 등을 비즈니스파트너로 두는 등 금융지주사 최초로 설립된 신한금융그룹의 부동산리츠다. 지난달 기준 운용자산(AUM)은 2조4037억원(감정평가액 기준)이다.

신한알파리츠는 자(子) 리츠인 '신한알파서소문리츠'에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씨티스퀘어를 자산으로 담는다. 신한알파서소문리츠는 올 8월 3.3㎡당 3750만원에 서울 중구 씨티스퀘어빌딩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면적(3만8250.91㎡)으로 환산하면 약 4300억원 규모다. 씨티스퀘어는 서울 도심권역(CBD)에 위치한 알짜 오피스 자산이다. 서울 중구 서소문로 124에 소재하며 수도권 지하철 1, 2호선이 교차하는 시청역이 인근에 있다.

당초 신한알파리츠는 이번 유상증자에서 조달한 자금 1905억원 중 최대 1000억원까지만 해당 리츠 지분투자에 사용할 계획이었다. 이후 기관투자가 대상 출자자(LP) 모집에 성공하면서 840억원가량만 서소문리츠에 투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서소문리츠에 대한 지분율은 당초 50%에서 42%로 내려가게 된다.

이처럼 금리인하기를 맞아 부동산 투자심리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신한알파리츠를 포함한 상장리츠들은 증자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 규모가 커져야 우량자산을 더 많이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심리 회복은 최근까지 잇따라 진행됐던 상장리츠들의 구주주 청약률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이달 7~8일 실시됐던 400억원 규모의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구주주 청약률은 106%를 기록하며 초과청약을 달성했다. 5000억원 규모로 유상증자를 진행했던 맥쿼리인프라펀드 역시 110.8%로 완판에 성공했다. 삼성그룹 스폰서 리츠인 삼성FN리츠 역시 지난달 640억원 규모 유상증자의 구주주 대상 청약률이 107%로 완판됐다. 다음 달 4700억원 규모의 증자를 준비하는 한화리츠 역시 기관투자가들과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상장리츠들은 조 단위의 유상증자로 레벨업 과정에 있는 가운데 그간 불합리했던 규제 개선과 공급자 인센티브로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며 "궁극적으로 시장이 커지며 투자자 유입과 함께 상장리츠의 질적 상향도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신한알파리츠는 씨티스퀘어 자산 편입 외에도 올해 서초 GS타워 자산매입 과정에서 일으켰던 브리지론을 상환하기 위해 715억원을 이번 증자 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나머지 35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쓰인다.

임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