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안 되죠" 미국 80억 달러 시장, 한국이 독식하는 이유

한화오션이 미 해군 함정 정비를 성공적으로 완료하며 국내 조선업계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미국 해군의 건화물 및 탄약 수송함 'USNS 월리 쉬라(Wally Schirra)'가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에서 약 6개월간의 유지·보수·정비(MRO) 작업을 마치고 출항했다.

한국 조선사 최초의 미 해군 함정 정비 완료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 기업이 미 해군 함정의 MRO를 수행한 첫 사례로, 한미 간 해양 방위 협력의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7월 미 해군과 함정수리관계협정(MSRA)을 체결한 후 불과 한 달 만에 월리 쉬라 정비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정비 작업은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에서 진행됐으며, 선체 및 엔진 수리, 주요 장비 점검 및 교체, 시스템 업그레이드 등 포괄적인 정비가 이루어졌다. 특히 300여 개의 세부 정비 항목을 처리하고 선박의 방향타를 완전히 교체하는 등 고난도 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미 해군의 높은 신뢰 확보

한화오션은 정비 과정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발휘해 초기 계약 단계에서 파악되지 않았던 추가 정비 필요사항을 발견하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이로 인해 계약이 수정되고 추가 수익이 발생했으며, 이러한 문제 해결 능력은 미 해군과의 신뢰 관계를 더욱 강화했다.

미 해군 관계자들은 한화오션의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패트릭 J. 무어 미 해군 군수수송사령부 한국사무소장은 "이는 양국 간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보여주는 사례이며, 앞으로도 이러한 협력 관계를 강화할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조선업계의 미 해군 MRO 시장 확대 전망

글로벌 해군 MRO 시장은 약 80억 달러 규모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올해 미 해군 함정 5~6척의 MRO 계약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해외 MRO 사업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한화오션은 지난해 11월 미 해군 7함대 소속 급유함 'USNS 유콘(Yukon)'의 정기 정비 계약도 추가로 수주했다. HD현대중공업도 지난해 미 해군과 함정수리관계협정을 체결하고 MRO 수주에 나서고 있으며, HJ조선도 미 해군 함정 MRO 시장 진출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미국의 조선 협력 확대 움직임

미국은 중국과의 정치적 불안정 속에서 해군 함정 건조를 가속화하고 있으나, 국내 조선 능력이 제한적이어서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 조선소의 기술 지원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마이크 리와 존 커티스 공화당 상원의원이 미 해군과 해안경비대의 준비 태세를 강화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했으며, 이는 동맹국과의 조선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 조선사들은 미 해군 이지스급 구축함 건조 능력에서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미국 조선소가 연간 평균 1.6~1.8척의 이지스 구축함을 생산할 수 있는 반면, 한국 조선소는 연간 최소 3척의 전함을 건조할 수 있는 능력과 역량을 갖추고 있다.

한미 해양 방위 협력의 새 장을 열다

이번 MRO 성공은 단순한 개별 프로젝트를 넘어 한국이 글로벌 해군 MRO 시장의 전략적 허브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닐 코프로우스키 주한 미 해군사령관은 "인도-태평양 지역 내에서 대규모 정비를 수행하는 능력은 한미 간의 강력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보여준다"며 "현장에서의 정비는 가동 중단 시간과 비용을 줄이면서 작전 준비 태세를 향상시킨다"고 강조했다.

한화오션 김대식 MRO사업 담당 상무는 "한국과 동아시아 지역의 평화 유지에 헌신해 온 미 해군에 이번 프로젝트로 기여할 수 있어 큰 영광"이라며 "월리 쉬라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미 해군의 핵심 파트너로서 더 큰 기여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 전망: K조선의 글로벌 입지 강화

한화오션의 이번 성공은 한국 조선업계의 글로벌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특히 원래 도면이 없는 상황에서도 선박의 방향타 등 주요 부품을 역설계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며 "탄력적인 공급망, 첨단 자동화, 숙련된 인력"을 갖춘 한국 조선업의 강점을 확인시켰다.

미국이 자국 조선업 활성화를 위해 한국 조선업계와의 협력을 모색하는 가운데,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한 K조선의 글로벌 입지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보도에서 "전 세계 어떤 조선소도 HD현대의 울산 시설의 생산 능력에 필적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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