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에서도 계약 검토 AI로 되네

조한주 기자 2026. 4. 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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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용 AI 법률 분야로 진격
코파일럿·클로드 등 기능 강화

범용 인공지능(AI)에 법률가의 업무 특성을 반영한 기능이 잇달아 등장하면서, 법률 AI의 활용 방식에도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범용 AI는 이제 단순 문서 작성 보조 수준을 넘어 계약 검토와 수정, 협업 관리까지 기능을 확장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와 앤트로픽은 최근 잇따라 법률 업무를 겨냥한 기능을 공개했다. MS는 4월 8일(현지 시각) 공식 블로그를 통해 범용 AI인 코파일럿(Copilot)에 '법률·금융·컴플라이언스 전문가'를 위한 기능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4월 10일에는 앤트로픽이 '워드용 클로드(Claude for Word)'를 베타로 출시하며 계약 검토 등 법률 업무 활용을 전면에 내세웠다.

범용 AI, '워드 기반' 기능 강화
두 기업의 공통점은 범용 AI를 기존 문서 작업 환경에 깊숙이 결합하면서 법률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별도의 전문 플랫폼이 아니라 변호사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워드 기반 환경에서 AI를 활용하도록 설계했다는 점에서 실무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법률 AI가 별도의 서비스나 플러그인 형태로 제공돼 왔다면, 이제는 업무 도구 자체에 AI 기능을 내장하는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MS 블로그에는 실사보고서 작성 과정이 주요 사례로 제시됐다. AI가 리스크 요인을 정리하고 법률 승인(legal sign-off)이 필요한 부분을 표시하는 등 기업 인수합병(M&A)에서 활용되는 업무 흐름을 반영했다.

앤트로픽은 클로드를 워드에 통합해 계약서 검토와 수정, 코멘트 반영까지 AI가 수행하도록 설계했다. 면책 조항을 표준 형태로 수정하거나 검토자 코멘트를 반영하는 등 실제 법률 실무에서 수행되는 작업도 프롬프트 형태로 제시됐다.

한국 시장 겨냥 서비스도 론칭
최근에는 글로벌 기업이 한국어 기반 법률 AI 서비스를 강화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렉시스넥시스는 이달 '프로테제 워크플로우(Protégé Workflows)' 한국어판을 출시하며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해당 서비스는 리서치, 분석, 문서 작성, 검토로 이어지는 법률 업무 전 과정을 하나의 워크플로우로 연결한 것이 특징으로, 생성형 AI를 단순 기능이 아니라 '업무 프로세스'로 확장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제미나이(Gemini), 챗GPT(ChatGPT) 등 다양한 대형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법률 업무에 특화된 기능을 결합한 점도 특징이다.

렉시스넥시스 관계자는 "국내 로펌과 기업 법무팀이 자주 수행하는 업무를 중심으로 사전 구축된 워크플로우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고, 실제 활용 사례와 피드백을 지속 반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법률 전문 조직이 AI를 '실험하는 단계'를 넘어 신뢰할 수 있는 업무 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프로테제 워크플로우 한국어판 운영의 가장 중요한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내 리걸테크, 기업 맞춤형 전략 필요
리걸테크 기업 BHSN의 임정근(사법연수원 35기) 대표는 범용 AI 확산이 기존 리걸테크 시장 구조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앞으로는 LLM 위에서 어떤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느냐가 핵심이 될 것"이라며 "일반적인 법률 정보 활용은 AI가 담당하고, 기업 내부 데이터 연동이나 업무 최적화, 자동화 등 고도화된 영역에서 리걸테크 기업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구태언(24기)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범용 AI의 확산이 변호사나 기존 법률 전용 서비스의 역할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미 시대는 바뀌었다"며 "오히려 새로운 기술을 두려워하기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기업 중심으로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상황에서 기술 주권을 위해서는 국내 기업 육성이 중요하다"며 "관련 제도 정비와 산업적 접근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