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합의안’ 봤더니…노조가 얻은 것과 잃은 것은
막판 쟁점이었던 ‘배분 비율’은 사측 의중대로
(시사저널=조문희 기자)
사상 초유의 반도체 생산라인 전면 중단 위기를 하루 앞두고 삼성전자 노사가 극적으로 협상을 타결했다. 가장 팽팽하게 맞섰던 반도체(DS) 부문의 성과급 지급 기준과 분배 방식에 대해 양측이 한발씩 양보하며 타협점을 찾은 결과다.
특히 핵심 쟁점이었던 성과급 상한선 폐지와 제도화 등에 대해서는 노조의 요구가 상당수 반영돼, 사측의 양보 폭이 더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막판까지 평행선을 달렸던 사업부별 성과급 배분 비율은 '1년간 유예'라는 절충안을 통해 최종 합의점을 도출했다.

노조가 얻은 것 : 성과급 상한선 폐지, 10년간 제도화
잠정합의안에 따르면, 기존의 전사 공통 성과급(OPI) 상한선은 유지된다. 다만 역대급 영업이익을 기록한 반도체(DS) 부문에는 영업이익의 10.5%에 해당하는 특별경영 성과급을 포상으로 지급한다. 이 경영 성과급은 OPI와 달리 금액 상한이 폐지되며 전액 자사주로 지급한다.
특별경영성과급은 향후 10년간 적용된다. 구체적으로 2026년부터 2028년까지는 매해 DS부문 영업이익 200조원 달성 시 지급하고, 2029년부터 2035년까지는 매해 영업이익 100조원 달성 시 지급하기로 기준을 명문화했다.
기존에는 성과급에 연봉의 50% 상한선이 존재했으며, 노조가 이를 폐지하라며 강하게 주장해왔다. 사측은 당초 상한선이 성과급 제도의 핵심 틀이라며 폐지에 난색을 표했으나, 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에 한해 상한선을 전격 폐지하기로 수용했다.
또 특별경영성과급은 일회성 격려금이 아닌 10년짜리 독립 제도로 명시했다. 노조가 꾸준히 요구해온 성과급 제도화를 사측이 받아들인 결과다. 성과급 산정 기준은 노사가 공동으로 설정하기로 했다.

사측이 얻은 것 : 적자 부서에 페널티, 현금 대신 자사주 지급
쟁점이 됐던 성과급 배분 비율은 전체의 60%를 DS 부문 흑자 사업부에 지급하고, 나머지 40%를 DS 전체에 지급하는 방식으로 합의됐다. 적자 사업부에는 페널티가 적용된다. 합의안에 따라 해당 회계연도에 적자를 기록한 사업부는 부문 재원으로 산출된 공통 지급률의 60%만 받게 된다.
당초 노조는 성과급 재원의 70%를 DS 부문 전체가 똑같이 나누고 나머지 30%를 사업부별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하자고 요구해왔다. 반면 사측은 이 경우 적자 부서도 막대한 성과급을 받아간다며,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원칙을 훼손할 수 없다고 맞서왔다. 결국 사측이 뜻을 굽히지 않아, 그 비중은 노조의 '7대 3'에서 대폭 줄어든 '4대 6' 구조로 조정됐다.
대신 사측은 해당 조항의 시행 시기를 2027년분부터로 1년 유예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1년간은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등 적자를 낸 사업부도 성과급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노사의 막판 중재에 관여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결국 핵심은 분배 방식의 문제였으나 결과적으로 노사가 서로 한 발씩 양보하면서 해법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지급 방식 또한 세후 전액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했다. 지급 주식의 3분의 1은 즉시 매각이 가능하지만, 나머지 3분의 1은 1년간, 또 다른 3분의 1은 2년간 매각이 제한된다. '현금' 지급을 주장해온 노조가 상당 부분 양보한 결과다.
한편 DS부문 중심의 특별성과급 신설에 따른 사내 형평성을 고려해 스마트폰과 가전 등을 맡는 DX(디바이스경험)부문과 CSS사업팀에 대해서는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지급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 외에도 사측은 협력업체 동반 성장, 지역 사회 공헌, 산업 안전 등을 위한 재원 조성 및 운영 계획을 조속히 발표하기로 했으며, 노조와 협의해 공동 프로그램도 운영할 방침이다.
이번 잠정 합의안은 노조 조합원들의 찬반 투표 가결 여부에 따라 최종 효력이 발생한다. 투표는 오는 22일 오후 2시부터 27일 오전 10시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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