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은 성지순례로 유명하지만, 전 세계에서 이목을 끄는 스타트업이 많은 국가다. 영토는 우리나라 경상남도 면적과 유사하고 인구는 900만 명에 미치지 못하지만 국민 1인당 창업 비율에서는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삶을 개척하는 강한 민족성과 다양한 문화를 포용하는 열린 사고가 반영됐다.
혁신 기업도 화수분처럼 나오고 있다. 현재 이스라엘 내에는 7500개 이상 스타트업이 포진됐으며, 이중 나스닥 상장사만 117개에 달한다. 이는 미국과 중국에 이은 세 번째로 많은 수치다. 이외에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도 상당하다.
OECD 국가 중 연구개발(R&D) 지출에서 2020년 기준 GDP(국내총생산) 대비 5.44%를 투자해 당당히 세계 1위를 기록 중이다.
이런 성장에는 적극적인 정부 지원이 한몫했다. 이스라엘은 1990년 초기 기업들이 심각한 자금조달 문제에 직면함에 따라 이를 위해 산업통상노동부 산하 수석과학관실 주도로 '요즈마(Yozma)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이렇게 가동된 요즈마 프로그램을 통해 출범 초기 2억 6000만 달러에서 2000년대까지 30억 7000만 달러 펀드를 조성하면서 이스라엘 벤처캐피털 성장을 주도했다. 이에 신규 벤처기업도 1993~1995년 중에는 100개 이상, 1996~1997년 중에는 200개 이상, 1998~2000년 중에는 매년 300개 이상 성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 요즈마 프로그램은 종료 후 민영화돼 요즈마 그룹이 직접투자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군대를 통한 육성도 이스라엘 스타트업을 성장시킨 원동력이다. 이스라엘은 대표 징병제 국가로 남자는 3년, 여자는 2년의 의무복무를 채워야 한다. 이스라엘은 이때 다양한 기술과 더불어 자기 계발 등 인큐베이팅 과정을 거치게 된다. 직접 만난 이스라엘 테크기업 CEO들은 모두 자신을 소개할 때 군대 경험을 언급했다. 최고 엘리트 정보 기술 부대인 8200부대에서 복무를 했다는 언급 등이다. 일례로 나아마 오피크 아라드 리스키파이드(Riskfied) COO는 군대에서 F16을 몰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야니브 골드버그 요즈마 이노베이션 센터장(CEO)은 “군대에서 가장 첨단의, 실제 케이스 스터디 기반 기술과 예산 제약 없는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엔지니어링과 군대 스타트업과 같은 기회가 주어진다”면서 “CEO에게 군대의 도전적인 환경은 생애 최초 실수도 맘껏 할 수 있고, 그들의 스타일·네트워크·지구력을 키우는 세계 최고의 경영인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