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시간 정차, ‘휴식’ 아니라 ‘위반’입니다
추석 연휴마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발 디딜 틈이 없다. 하지만 많은 운전자들이 모르는 사실이 있다. 휴게소 주차장에 장시간 차량을 방치할 경우, 이는 불법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단순히 자리를 오래 차지하는 것을 넘어, 실제로는 과태료 부과와 강제 견인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도로교통법 제32조와 고속도로법 제54조에 따르면, 휴게소 주차장은 도로관리청이 관리하는 공공 주차공간으로, 일정 시간 이상 차량을 방치할 경우 ‘장기 정차’로 간주되어 과태료가 부과된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휴게소는 이동 중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지, 장시간 주차나 숙박용으로 사용할 수 없다”며 “정차 후 1시간 이상 차량을 이동시키지 않으면 관리자가 견인을 요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23년 추석 연휴 기간 동안만 전국 휴게소에서 약 370건의 불법 장기 주차 차량이 견인 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잠깐 누워 있었을 뿐인데”… 벌금 폭탄 사례 속출
지난해 추석, 가족과 함께 귀성길에 나선 40대 운전자 김모 씨는 새벽 피로를 풀기 위해 휴게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잠시 눈을 붙였다. 그러나 다음 날 아침, 차량 유리창에는 **‘장기 주차 견인 예고서’**가 붙어 있었다. 관리소에 문의하니 이미 5시간 이상 주차 상태로 방치되어 과태료 부과 대상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김 씨는 “휴게소는 운전자 휴식을 위한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단속될 줄 몰랐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도로공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휴게소는 1시간 이상 정차 시 단속 대상, 2시간 이상이면 불법 장기 주차로 분류된다. 만약 견인까지 이뤄질 경우 견인료 7만 원~15만 원, 보관료(하루당 1만 원) 등이 추가로 부과돼 최대 30만 원 이상의 금전적 손해를 입을 수 있다.

휴게소 주차장은 ‘순환 공간’, 장기 정차는 민폐
휴게소는 고속도로 이용자 모두가 짧은 시간 내에 회전하며 사용하는 공공시설이다. 한정된 공간을 일부 차량이 장시간 점유하면 다른 운전자가 주차하지 못해 **교통 흐름이 정체되고, 진입 차량이 본선까지 밀리는 ‘역병목 현상’**이 발생한다. 실제로 지난 설 연휴, 일부 주요 휴게소에서는 주차 공간 부족으로 고속도로 본선에까지 차량이 대기하는 위험한 상황이 벌어졌다.
도로공사는 “장시간 정차 차량 때문에 회차율이 떨어지고, 휴게소 진입로에서 사고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며 “특히 트럭·캠핑카 등 대형 차량의 장기 정차는 안전 문제로 직결된다”고 지적했다.

“엔진 켠 채 대기”도 단속 대상입니다
많은 운전자들이 간과하는 또 하나의 함정은 시동을 켠 채 장시간 대기하는 행위다. 휴게소 내 주차 구역은 주거지역과 달리 ‘공공도로’로 분류되므로, 공회전 제한조례의 적용을 받는다. 시동을 켜 둔 채로 냉·난방을 유지하거나 휴대폰 충전, 숙박 등의 목적으로 오랜 시간 차량을 켜 두면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환경부는 올해부터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120곳에 공회전 자동 단속 카메라를 설치해 시동 유지 시간을 실시간 감지하고 있다. 적발 시 해당 차량의 번호판이 자동으로 인식되며, 과태료 부과 고지서가 우편으로 발송된다.

휴게소 ‘숙박용 차량’ 집중 단속 예고
최근 몇 년간 캠핑 문화 확산으로 인해 ‘차박(車泊)’ 형태로 휴게소를 숙박지처럼 이용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그러나 이는 엄연히 불법 행위다. 휴게소 주차장은 야간 숙박시설이 아니며, 차량 내 취침으로 인한 장기 주차는 안전사고 및 위생 문제를 유발한다. 특히 전기차 충전 구역을 장시간 점유하거나, 캠핑 장비를 설치한 경우 도로법 위반으로 과태료 50만 원 이하가 부과될 수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추석 연휴 기간 ‘휴게소 내 장기 정차·차박 차량’을 집중 단속할 예정”이라며 “휴게소를 숙박 장소로 사용하는 것은 명백히 금지된 행위”라고 밝혔다. 실제로 일부 지자체는 지난 설 연휴에 단속반을 투입해 캠핑용품을 펼쳐놓은 차량 수십 대를 현장에서 퇴거 조치한 바 있다.

“휴게소는 휴식, 주차장은 쉼터가 아닙니다”
전문가들은 “휴게소는 모든 운전자의 순환 휴식 공간이지, 개인 주차장이 아니다”라며 “장시간 점유는 타인의 이용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한다. 한국도로공사 역시 올 추석 연휴 기간 동안 1시간 이상 정차 차량 자동 단속 시스템을 가동하고, 고속도로 주요 거점 휴게소를 중심으로 순찰차 상시 순회 및 견인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도로공사는 휴게소 장기 체류 차량이 있을 경우, 1시간 경과 시 1차 경고 방송, 2시간 경과 시 견인 예고, 3시간 이상 시 즉시 견인 절차를 적용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