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동을 시작하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걷기 운동은 늘 첫 번째 선택지로 꼽힌다. 누구나 할 수 있고, 부담도 적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연구들을 보면, 단순히 쉬운 운동이라기보다 ‘지속 가능한 체중감량’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걷기 운동이라는 결과들이 쏟아지고 있다. 헬스장에서 땀 흘리는 고강도 운동보다도, 일상 속 걷기가 훨씬 실질적인 변화를 만든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걷기는 왜 체중 감량에 그렇게 효과적이고, 하루에 얼마나 걸어야 도움이 될까?

걷기는 지방을 에너지로 바꾸는 ‘저강도 유산소 운동’이다
걷기 운동은 심박수를 크게 올리지 않는 저강도 유산소 운동에 해당한다. 이 말은 곧, 운동을 하는 동안 체내에 저장된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비율이 높다는 뜻이다. 실제로 사람은 운동 강도가 높아질수록 탄수화물 연소 비중이 커지지만, 걷기 같은 중·저강도 운동에선 지방 연소 비율이 50~70%까지 올라간다.
특히 공복에 걷기를 하면 인슐린 수치가 낮은 상태여서 체지방 분해가 더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다. 이런 구조 덕분에 걷기는 무리하지 않고도 지방 감량에 효율적인 방식으로 평가된다.

하루 30분 이상, 주 5회 걷기만 해도 체중에 변화가 생긴다
미국 스포츠의학회(ACSM)와 국내 보건기관 자료에 따르면, 하루 30~60분 정도의 걷기를 주 5회 이상 꾸준히 했을 때 체중 감량과 심혈관 건강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고 한다. 특히 걷기를 한 그룹은 식이조절을 병행했을 때 평균 3개월 만에 3~5kg 정도 감량한 사례가 많았다.
이건 걷기 자체가 고강도 운동만큼 많은 칼로리를 소모한다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체지방 감소와 기초대사량 회복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결국 핵심은 짧더라도 매일 꾸준히 걸어주는 루틴을 만드는 것이다.

칼로리 소모량은 낮지만 ‘지속성’ 덕분에 효과가 크다
걷기 30분 동안 소모되는 칼로리는 평균적으로 150~200kcal 수준이다. 이는 뛰거나 자전거 타기보다는 낮은 수치지만, 지속 가능한 운동이라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실제로 고강도 운동은 힘들어서 꾸준히 하기 어렵지만, 걷기는 날마다 반복할 수 있고 피로도도 적어 습관화가 쉬운 편이다.
여기에 계단 오르기, 속보, 경사 걷기 같은 걷기의 난이도를 약간만 조절해도 칼로리 소모량은 급격히 올라간다. 즉, ‘걷기’는 누구나 자기 수준에 맞게 조절할 수 있는 맞춤형 다이어트 도구라는 점에서 강력하다.

운동 효과를 높이려면 ‘속도와 자세’가 핵심이다
같은 30분을 걸어도 걸음 속도와 자세에 따라 운동 효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일반적인 산책 수준의 걷기보다는 약간 숨이 찰 정도의 빠른 걸음(시속 5~6km)을 유지하는 게 효과적이다. 이때 시선은 정면을 보고, 팔은 앞뒤로 자연스럽게 흔들고, 발뒤꿈치부터 디디는 걸음이 기본이다.
또한 식사 직후보다는 공복 또는 식후 1시간 이후에 걷는 것이 지방 연소에 더 유리하다. 걷기를 단순히 움직이는 시간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정확한 자세와 템포를 갖춘 운동으로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