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서울 겨냥 군사작전 지시 모습 연출

김규태 기자 2024. 10. 18.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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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경의선·동해선 일대 남북 연결도로를 폭파한 지 이틀 만인 17일 최전방 군부대를 찾아 한국을 적국으로 규정하고 서울을 겨냥해 군사작전 지시를 내리는 듯한 모습이 공개됐다.

'평양 무인기 침투 사건'을 명분으로 지난 13일 전방 8개 포병부대에 완전 사격 준비태세를 갖추라는 작전 예비지시를 내린 직후 김 위원장이 전투 준비 상태를 점검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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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남 무력도발 임박 우려
군사행동 계획 문건 보고받고
“계획이 바로 섰다” 언급하기도
남북연결 도로·철도 파괴 관련
“통일이란 비현실적 인식 털어”
지도까지 펼치고… 김정은(오른쪽 두 번째) 북한 국무위원장이 17일 인민군 제2군단 지휘부를 방문, 책상 위에 대형 서울 작전지도를 펼쳐놓고 무언가를 가리키고 있다. 김 위원장 뒤로는 대형 TV 화면에 남북 경계를 파란 선으로 굵게 표시한 한반도 중부 지방 지도가 띄워져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경의선·동해선 일대 남북 연결도로를 폭파한 지 이틀 만인 17일 최전방 군부대를 찾아 한국을 적국으로 규정하고 서울을 겨냥해 군사작전 지시를 내리는 듯한 모습이 공개됐다. ‘평양 무인기 침투 사건’을 명분으로 지난 13일 전방 8개 포병부대에 완전 사격 준비태세를 갖추라는 작전 예비지시를 내린 직후 김 위원장이 전투 준비 상태를 점검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추가 조치도 예고한 만큼, 북한의 대남 무력 도발이 임박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전날 인민군 제2군단 지휘부를 방문해 전투 대기 상태를 점검했다고 18일 보도했다. 통신이 공개한 사진 속에서 김 위원장은 책상을 뒤덮는 크기의 한반도 지도를 펼쳐놓고 지휘봉으로 지시하는 듯한 모습이 담겼다. 북한 측이 사진을 흐리게 처리했지만 ‘서울’이란 문구가 식별되며, 려철웅 2군단장 등이 김 위원장의 지시를 경청하는 모습도 포함돼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군사행동 계획이 반영된 중요문건을 보고받았고, “군사행동계획이 바로 섰다”며 2군단의 ‘결심’을 지지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북측은 명확한 ‘군사행동계획’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유사시 서울 등 수도권을 공격할 계획을 김 위원장과 군 수뇌부가 논의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군단은 방사포여단과 자행포(자주곡사포) 여단 등 2개의 여단급 포병부대를 보유하고 있다. 서울 등 수도권에 대한 타격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김정은이 유사시 작전 지침을 보고받고 서울 등 공격 목표를 설정하는 ‘전쟁 시나리오’를 보고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방문에는 박정천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노광철 국방상 등이 동행했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회의장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김 위원장은 이날 개정 헌법에 담긴 ‘대한민국은 적대 국가’라는 점도 재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군대는 대한민국이 타국이며 명백한 적국이라는 엄연한 사실을 다시 한 번 똑바로 새겨야 한다”면서 “만일이라는 전제조건하에서 우리의 공격력이 사용된다면 그것은 동족이 아닌 적국을 향한 합법적인 보복 행동”이라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경의선·동해선 연결도로 폭파에 대해서도 “단지 물리적 폐쇄만의 의미를 넘어 세기를 이어 끈질기게 이어져 온 서울과의 악연을 잘라버리고 부질없는 동족 의식과 통일이라는 비현실적인 인식을 깨끗이 털어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리 군에선 김 위원장의 행보를 전쟁 목적보다는 ‘요새화’를 위한 내부 결속 작업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군 핵심 관계자는 “북한은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에 상당한 포탄을 지원해 전쟁을 할 여력이 없을뿐더러, 전방에 병력 이동 정황도 없는 상황”이라며 “적대적 2국가론을 위한 내부 결속을 위해 한반도 긴장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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