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이 자녀의 영어교육 관련하여 고민이 있으신 듯 해서,
간단하게 저희 집 경험을 올려봅니다.
저희는 아이들이 3명인데, 현재 모두 룩셈부르크에서 국제학교 다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룩셈부르크는 국제학교들이 아예 무료이거나 학비가 상당히 저렴해요.
한국 동네 학원비 정도면 EU 공무원 자녀들 다니는 국제학교에 입학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 중 오늘은 셋째 막내의 case를 시범 조교로 소개해봐드릴게요.
저희 아이들 3명 모두 극성스러운 한국식 학원뺑뺑이 4세 고시, 7세 고시, 영어유치원 등등을 경험해본 적이 전혀 없습니다.
특히 유럽 독일에서 유치원 다니고, (그나마도 코로나 팬데믹으로 제대로 못감)
룩셈부르크 동네 로컬 초등학교에서 1학년 마친 저희 막내...
만 5세, 만 6세 당시에 유치원, 초등학교에서 뭐 배웠는지 아세요?
독일 시골동네 유치원에서 도대체 아무것도 가르쳐주지를 않아서,
나름 한국식으로,
'하나, 둘, 셋... 셈은 셀 줄 알고 초등학교 들어가야 하지 않겠니...?'
걱정하면서,
1, 2, 3...
숫자 쓰기 연습 처음 해보고 있었답니다.
저희 막내가 2015년 5월생인데요.
위 사진은 정확히 2021년 1월달에 찍은 것이에요.
만 5~6세, 즉 한국 강남 대치동에서 아이들이 그 어려운 영어유치원 7세 고시 보던 시점이죠.
그리고 독일 유치원에서 알파벳조차도 역시 안가르쳐서,
'그래도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낫 놓고 'ㄱ'은 알아야 사람구실 하지 않겠니...'
이런 조바심에 집에서 잠깐 앉혀 놓고 알파벳 ABC 쓰기 연습시켰어요.
그러다가 2021년 6월 정도,
즉 독일 시골동네 유치원 졸업하기 직전에,
저희 막내가 어디까지 어학능력, 수리능력이 계발되었는가 하면요.
1부터 5까지의 숫자에 대한 개념 아주 살짝 이해 했습니다.
가만히 보시면 5개와 6개를 헷갈려서 틀렸다는 사실을 발견하실 수 있어요 ㅋㅋㅋ
6~10까지는 너무 어려워서(?)
유치원에서 가르쳐주지도 않았습니다.
이번 것은 겨우겨우 다 맞췄네요.
알파벳 글씨 쓰기가 뭔가요...
지렁이 그리기 연습하면서,
향후 writing 에 대한 아주 기초 닦기 정도... 겨우겨우 다져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유치원 졸업하고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자기 이름은 쓸 줄 알아야 하지 않겠니...?'
독일 시골동네 유치원 선생님들의 엄청난 배려(?)로,
겨우 자기 이름을 끄적일 줄 아는 막내... ㅎㅎㅎ
이게 독일 동네 유치원 졸업하기 전에,
'당신의 아이가 우리 유치원 다니면서, 이 만큼 발전했다면서(??)...'
자랑스럽게 집에 들려보낸 학습 결과물들이랍니다.
그러다가 룩셈부르크로 급 이사와서,
동네 로컬 초등학교에 난생 처음 등교라는 것을 해봤구요. (워낙 급하게 독일에서 룩셈부르크로 이민하면서 국제학교 자리도 못알아봤었음)
대략 이런 수준의 공부를 독일어를 이용해서 했답니다.
한자리수 덧셈.
한자릿수 덧셈인데 무려 3개의 숫자를 더해야 함 ㅋ
이제는 숫자를 10까지 셀 수 있어욧!!!
왼쪽 오른쪽 구분하기.
이것도 나름 기하학의 기초 공부 ㅎㅎ
좀 더 어려운 상대적 왼쪽 오른쪽 구분하기 연습.
저도 어릴 적에 오른쪽 왼쪽 많이 헷갈렸는데요.
'밥 먹는 손이 오른 손~~!!'
이거 하나로 해결했답니다.
이러다가 초등학교 2학년 올라가면서,
룩셈부르크의 학비 무료 국제학교에 자리를 얻어서,
드디어 제대로 된 영어 공부라는 것을 난생 처음 시작합니다.
당연히 그 시작은 엄청 미약했죠.
선생님이 여름방학 때 즐거웠던 기억을 그림으로 그리고 글로 쓰라고 시켰나봐요.
얼추 읽으면 무슨 말인지 이해는 되지만, 완전히 엉터리 글쓰기죠.
소리 나는대로, 혹은 독일어랑 섞어서 문장을 썼습니다.
im Sommer (독일어 표현)
i go to (시제 모름)
Londen(소리나는대로 씀)
i at(여기서는 나름 시제 지킴. 스펠링은 틀림)
iskrim (역시 소리나는대로) ㅋㅋ
영어랑 독일어도 구분을 못하고...
뭐 근본이 없습니다.
하지만 당연해요.
대치동 아이들처럼 영어 유치원도 못다녔고,
누가 영어를 제대로 가르쳐 준 적도 없고...
그랬던 아이가 국제학교 초등 3학년 되니까 이 정도 숙제를 해냅니다.
어떤 한 문장을 주고,
각 단계별 지시에 따라서 그 문장의 내용을 좀 더 풍부하게 바꾸는 숙제에요.
제시된 문장은 이겁니다.
The house stood in the woods.
그런데 theme 이 The haunted house.
그러므로 그에 맞게 향상 시키면 됩니다.
첫번째 단계 요구사항은 형용사를 추가해서 문장을 확장하는 것입니다.
저희 막내는 이렇게 썼습니다.
'The haunted house stoods in the dark creepy woods.'
'귀신들린 집이 어둡고 으스스한 숲 속에 서있었다.'
나쁘지 않아요.
단어의 선정 등이 괜찮습니다.
두번째 단계는 첫번째 스텝에서 만든 문장에 'fronted adverbial'을 추가해라...
이거 마땅한 한국어 번역이 잘 없는데요.
대충 '선행 부사구'(?) 정도의 의미일 듯 해요.
막내는 이렇게 썼습니다.
'In the distance, the haunted house stoods in the dark creepy woods.'
'저 멀리, 귀신들린 집이 어둡고 으스스한 숲 속에 서있었다.'
역시 괜찮습니다.
마지막 세번째 단계는 두번째 문장에 종속 접속사 (subordinating conjunction)를 하나 골라서 그 귀신들린 집에 대한 추가적 정보를 더하는 것.
'In the distance, the haunted house stoods in the dark creepy woods since 1999. It was cursed by the demon lord, Hunson Abdeer.' (??)
'저 멀리, 귀신들린 집이 어둡고 으스스한 숲 속에 1999년 이후로 서있었다. 그 집은 마왕 헌슨 애버디어(?)에게 저주 받았다.'
여기서는 formal한 영어실력의 한계가 살짝 나오네요.
종속 접속사 since를 선택하기는 했지만,
그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별도의 문장을 자기 마음대로 가져다 붙였어요.
구어체로는 대충 종속접속사의 기능 유사하게 표현되도록 문장을 덧붙였지만,
문어체 문법적으로 full stop 을 엉뚱하게 찍었죠.
아무튼... 막내가 이 정도만 해도 충분히 만족스럽습니다.
참고로 The demon Lord, Hudson Abdeer 는 이런 캐릭터에요.
그리고 2025년 3월 현재 초등 4학년 1학기가 막 끝났구요.
학교에서 배우면서 이런저런 영어 작문 연습했던 것들 가져왔는데,
이 정도 writing 을 소화합니다.
쓰나미에 대한 작문 및 그림 그리기.
가을 방학 (All Saints Holiday 기간이 있음) 동안에 뭐했는지 써내는 내용.
지구 환경 보호를 위한 글짓기
영어 필기체로 써가면서 나름 자기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했습니다.
물론 여전히 문법, 스펠링 등 틀린 부분들도 많이 있습니다만,
뭔가를 달달 외워서 쓰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문예 창작,
즉 creative writing 을 연습하는 것이죠.
그뿐 아니라 영어 말하기, 영어로 발표하기도 충분히 향상되었어요.
즉, 저희 막내가 이대로 그냥 유럽의 공교육 시스템 안에서 꾸준하게 나아가면요.
미약한 출발에도 불구하고, 중고등학교 올라가서는,
첫째 언니처럼 되는 것입니다.
첫째 언니의 학업 수준이 어느 정도이냐...
역시 룩셈부르크에서 무료 국제학교에 11학년으로 다니고 있는데요. (13학년 후 졸업)
믿기지 않으시겠지만...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교 혹은 Top 20 정도급 명문대...
마음만 먹으면 최소 1~2군데 이상 합격 가능할 정도의 내신 성적을 현재 유지하고 있어요.
IB Diploma 45점 만점에 최소 42점 이상 예상해요.
저희 첫째의 경제학 11학년 1학기 기말고사 시험지 레벨.
1번 문제
화폐의 네 가지 기능을 제시하고 설명하시오.
2번 문제
직불카드와 신용카드는 무엇에 쓰이는지, 두 카드의 주요 차이점은 무엇인지 서술하시오.
객관식 시험이 없고 대부분 이런식의 에세이 시험이랍니다.
궁극적으로 아예 45점 만점을 목표로 준비 중이랍니다.
시간되면 국제학교 고등과정의 첫째, 중등과정의 둘째의 시험지들도 공유해보겠습니다.
아무튼...
영어유치원 다녀본 적도 없지만,
그냥 일반적인 유럽의 공교육, 학비 공짜 국공립 국제학교에만 아이들 보내도,
미국 명문대 진학할 정도의 영어실력 갖추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런 간단하지만 뽐뿌에 도움이 될만한 정보 알려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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