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매일만나는소아과’, 주민 삶 바꿨다…“광주행 오픈런 끝”
만족도 조사서 100% ‘만족한다’
주민들 “언제까지 지속될지” 걱정
혈액검사·수액치료 체계 등 시급

"아이들이 소아과 진료를 받으려면 1시간 운전해 광주를 갔어야 했어요. 하지만 곡성 '매일만나는소아과' 덕분에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전라남도 곡성에 거주하는 두 아이의 엄마 김세지(35)씨는 지난 8월 말 첫째가 수족구에 걸려 고열이 났다. 약으로도 잘 잡히지 않는 열로 인해 평소라면 김씨는 새벽부터 전북 남원이나 광주를 찾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고향사랑기부제로 만들어진 곡성군의 '매일만나는소아과'를 방문해 진료를 빠르게 받을 수 있었다. 증상은 금방 완화됐다.
9일 곡성군에 따르면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운영 중인 '곡성에 소아과를 선물하세요' 사업이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 4일 충북 청주 오송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회 고향사랑기부제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1위인 대상을 수상했다.
군은 고향사랑기부금을 시즌제로 활용해 지난해 '소아청소년과 출장진료(시즌1)'를 개설했고, 지난 5월에는 곡성군 보건의료원 내에 상시 의료시설인 '매일만나는소아과(시즌2)'를 개소했다.
특히 올해 개소한 상시 의료시설인 '매일만나는소아과'의 반응은 뜨겁다. 군은 지난 8월 21일부터 22일까지 '매일만나는소아과' 이용객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 175명 100% 전원이 '만족한다'라는 답을 내놨다. 만족 이유로는 '친절한 진료(52%)', '가까운 거리(28%)'가 가장 많았다. 특히 이용객 4명중 3명은 재방문 경험이 있다고 응답해 서비스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곡성 주민인 박모씨는 "주변을 통해 곡성 '매일만나는소아과'를 알게 됐다"며 "이 시설이 없었을 때는 아이들이 어른들이 다니는 내과를 다니곤 했는데, 시설이 생긴 뒤 전문적인 소아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돼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아이를 키우는 곡성 주민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소아과 접근성이었다. 차량 이동만 짧아도 20km, 길게는 50km에 이르는 광주지역 소아과나 전북 남원의료원을 이용해야만 했다.
김세지 씨는 "광주지역의 소아과를 이용하려면 사람이 많아 오픈런을 해야 돼 새벽 6시부터 준비했다"며 "진료를 받는데에 웨이팅이 길게는 4시간이 넘게 걸리는 경우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남겨진 과제는 소아과 운영의 유지와 의료 시스템 보완이다. 주민들은 해당 병원이 기부금으로 활용되는 만큼 언제 사라질지 몰라 걱정을 안고 있다. 김씨는 "기부를 통해서 소아과가 생길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며 "가장 불안한 것은 기부금을 통해서 얼마나 유지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소아과 의료진은 지원과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용준 원장은 "입원이 가능한 소아 병원이 없는 시골 지역은 수액 치료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혈관을 잡기 어려운 영유아들을 위해서 숙련된 간호사가 필요하고, 혈액검사와 수액 치료 등 시스템 보강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