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모니터] 시설투자 나선 피엠티, 주주 지갑서 185억 조달

/사진 제공=피엠티

반도체 프로브카드 제조 기업인 피엠티가 대규모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한다. 회사는 수년간 실적악화와 차입 확대, 현금유출 등이 이어진 가운데 첨단장비 도입과 생산 인프라 고도화를 위한 시설투자에 나섰다. 이번 조달이 생산능력 확충을 바탕으로 한 수익성 회복의 마중물이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피엠티는 185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예정 발행가는 주당 2015원이며 보통주 918만134주가 새로 발행될 예정이다. 발행되는 신주 수는 기존 발행주식 총수의 84.85%에 해당한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7월10일이다.

이번 유증으로 조달한 자금은 전액 시설투자에 사용될 예정이다. 회사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반도체 수요 증가로 테스트 공정에서 요구되는 정밀도와 신뢰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첨단장비 도입과 생산 인프라 고도화를 위한 선제대응에 나섰다.

다만 실적흐름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피엠티의 매출은 2021년 605억원에서 2022년 382억원, 2023년 330억원, 2024년 244억원 등으로 감소해왔다. 지난해에는 253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늘었지만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각각 204억원, 225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커졌다. 제품의 품질 이슈로 수주가 중단되며 매출원가율이 149%까지 치솟은 점도 수익성 악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회사 측은 "두 차례의 품질 이슈로 수주가 중단되면서 매출이 급감했다"며 "고정비 부담 확대와 단위당 제조원가 상승, 품질 이슈 대응 비용 증가가 겹쳐 수익성도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피엠티의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 추이. 품질 이슈로 수주가 중단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그래픽=이동현 기자

수익성 악화는 재무건전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피엠티의 연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3년 -69억원, 2024년 -57억원, 지난해 -95억원 등으로 3년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투자활동현금흐름 또한 지난해 -42억원에 달했다. 반면 재무활동현금흐름은 117억원을 기록해 부족한 현금을 차입으로 메웠다.

차입구조를 보면 본업에서 창출한 현금보다 외부 자금으로 버텨온 것을 알 수 있다. 피엠티의 지난해 말 총차입금은 358억원으로 전년(241억원)보다 늘었다. 이 가운데 최대주주인 프로텍으로부터 빌린 관계사 차입금 130억원, 국민은행 운전자금대출 33억원에 대해서는 프로텍이 지급보증도 제공하고 있다. 최대주주의 지원으로 자금여력을 유지해온 구조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회사가 마냥 손을 놓고 있지만은 않았다. 피엠티는 품질 이슈 재발을 막기 위해 기존 3D MEMS 중심 공정에서 2D MEMS를 병행하는 방향으로 생산체계를 조정하며 품질안정화에 힘쓰고 있다. 동시에 수율안정화와 신규 매출처 확보, 신규 제품 진출에도 나선다. 회사의 지난해 연간 연구개발(R&D)비가 53억원으로 매출의 20.8%를 차지한 만큼 기술경쟁력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대주주인 프로텍의 지원 의지도 뚜렷하다. 프로텍이 보유한 피엠티 지분율은 지난해 말 46.07%에서 이번 증권신고서 제출 전일 기준으로 47.87%까지 상승했다. 이번 유증에서도 프로텍은 배정 물량의 120% 청약 참여를 계획하고 있어 초과 청약분까지 모두 배정받을 경우 지분율은 최대 51.61%까지 높아질 수 있다. 단순히 소액주주에게만 부담을 넘기는 구조라기보다 최대주주가 재무 지원과 지분 방어를 병행하는 방식에 가깝다.

관건은 자금조달 자체보다 이후 실적반등과 재무구조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피엠티는 이번 유증과 차입만기 연장으로 재무 부담을 덜고 생산체계를 정비해 정상 수주 회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다만 수율안정화와 신규 수주 확대가 기대만큼 이어지지 않을 경우 이번 조달 역시 단기 재무 부담을 낮추는 수준에 그칠 수 있다. 최대주주의 지원으로 자금을 확보한 만큼 실적개선이 성장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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