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선수 못 보낸다”…정관장, 흥국생명 잡고 3차전 대역전 승

대전=강홍구 기자 2025. 4. 4.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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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선수(37)를 여기서 보내긴 아쉽다. 전 국민을 대신해 쉽게 못 보내주겠다."

프로배구 여자부 정관장의 고희진 감독은 4일 안방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V리그 챔피언결정(5전 3승제) 3차전을 앞두고 난데없이 김연경에 대한 팬심을 드러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배구여제' 김연경은 이날 흥국생명이 승리 시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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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선수(37)를 여기서 보내긴 아쉽다. 전 국민을 대신해 쉽게 못 보내주겠다.”

프로배구 여자부 정관장의 고희진 감독은 4일 안방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V리그 챔피언결정(5전 3승제) 3차전을 앞두고 난데없이 김연경에 대한 팬심을 드러냈다. 시리즈 전적 0승 2패로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 3차전 승리를 해 승부를 더 끌고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배구여제’ 김연경은 이날 흥국생명이 승리 시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는 상황이었다.

초반 경기 흐름은 고 감독의 바람과는 정반대로 김연경과의 작별을 준비해야 하는 분위기였다. 1세트 25-21에 이어 2세트에도 반복된 듀스 끝에 36-34로 흥국생명이 승리하면서 승부가 갈리는 듯 했다. 정규리그, 챔프전 통합 우승에 목마른 김연경은 2세트 34-34 동점 상황에서 연속 공격 득점에 성공하며 승리의 물줄기를 바꾸기도 했다. 승리를 예감한 듯 김연경은 3세트 들어 코트를 바꾸면서 흥국생명 팬들을 향해 포효하기도 했다.

그러나 3세트 들어 승부에 균열이 일기 시작했다. 메가의 공격 리듬이 살아나면서 10-5까지 앞장섰던 정관장은 조금씩 흥국생명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메가와 부키리치 두 외국인 선수가 각 7득점을 하며 3세트를 따냈다. 3세트 들어 김연경의 공격성공률은 16.67%까지 떨어졌다.

기세를 탄 정관장은 4세트 들어 표승주가 블로킹으로만 2득점하는 등 3득점으로 활로를 뚫으며 승부에 균형을 이뤘다. 5세트에서도 12-8까지 점수 차를 벌리며 리드를 한 가운데 메가의 퀵오픈 공격이 코트 위에 떨어지면서 2시간 34분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메가는 양 팀 최다인 40득점(공격성공률 46.91%)을 하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자신의 한 게임 최다 득점(44점)에 육박하는 활약을 펼쳤다. 이날 경기장에는 3363명 만원 관중이 들어찼다.
정관장의 부상 투혼도 빛났다. 앞서 시즌 막판 부상을 당했던 정호영, 부키리치를 비롯해 포스트시즌 들어 부상을 겪은 염혜선, 노란 등도 저마다 통증을 호소하듯 다리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며 경기에 임했다. 메가 역시 무릎 통증으로 서브 시 제대로 점프를 하지 못하고 라인을 밟아 범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고희진 감독은 경기 뒤 “챔피언 세트를 내주고도 3-2로 역전했다. 선수들이 부상을 안은 상태에서도 다시는 이런 경기를 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좋은 경기를 했다.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강하게 몰아붙이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평했다.

흥국생명과의 챔프전을 앞두고 “독한 악역 역할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던 세터 염혜선은 “한 차례 악역이 되는 데 성공한 것 같다. 드라마에도 악역은 1화부터 나오지 않지 않나. 4차전도 꼭 잡고 인천으로 가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6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4차전을 치른다. 역대 여자부 챔프전에서 1,2차전을 따내고도 3,4,5차전을 내주며 ‘역 스윕’을 당한 것은 2022~2023시즌 흥국생명 단 한 차례다.

대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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