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당은 민주당 5분 대기조 아냐”···재보선 앞 격해지는 신경전
10·16 재보궐 선거를 약 20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신경전이 거칠어지고 있다. “고인물을 넘어 상하기 시작한 물”(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 “민주당을 위한 5분 대기조가 될 생각이 없다”(김선민 혁신당 최고위원) 등 날선 발언이 오가자 조국 혁신당 대표가 비판 수위 조절에 나섰다.
조 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당과 민주당은 우당”이라며 “죽기 살기로 전쟁을 벌이는 적이나 멸절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혁신당과 민주당이 난투극을 벌이면 누가 좋아하겠느냐”며 “서로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언동과 각 당의 지지층을 서로 싸우도록 부추기는 언동을 하지 말자”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저부터 성찰하고 조심하겠다. 혁신당과 민주당 모두 크게 보자”고 말했다.
조 대표는 “재보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민주당의 관심도 높아지는 것 같다”며 “몇몇 민주당 의원들은 비방을 한다. ‘혁신당은 호남에 나서지 말라’며 험한 말씀까지 한다.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자제를 촉구했다.
특히 조 대표는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이 혁신당을 겨냥해 ‘상한 물’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과하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경쟁해야 상하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그는 “호남에서 민주당은 사실상 집권당이다. 그런데 호남에서 정치 혁신, 새로운 선택지를 희망하는 분들이 매우 많다”며 “(이러한) 열망을 외면하고 경쟁을 억압하는 것이 바로 상하기 시작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민주당이 이번 재보선을 앞두고 대규모의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린 것이 혁신당과의 경쟁이 낳은 긍정적 효과라고 주장했다.
앞서 김 최고위원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가적 중대 시기에 국민적 관심사의 국회 의결에 빠지는 소탐대실은 엄히 비판받아야 한다”며 “무엇이 중한지를 가리는 감각도, 왜 비판받는지를 성찰하는 염치조차 잃었다면 이미 고인물을 넘어 상하기 시작한 물”이라고 했다. 지역으로 내려간 혁신당 의원들의 채 상병 특검법 등 본회의 표결 불참을 지적한 것이다.
황운하 원내대표도 이날 회의에서 “혁신당과 민주당이 재보선을 앞두고 다소 과열된 경쟁 양상도 보이고 있지만 검찰독재 조기종식과 더 빠른 정권교체를 위한 대의에 있어서는 확고하게 단일대오에 서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혁신당 지도부가 이 같은 상황 관리에 나선 건 재보선을 앞두고 두 당의 말싸움이 격화하고 있어서다.
김선민 혁신당 최고위원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혁신당은 민주당을 위한 5분 대기조가 될 생각이 없다”며 “국민의힘을 비판해도 모자랄 시간에 그런 급변 상황을 감안하지도 않고 ‘민주당 땅’인 영광과 곡성에서 재보선 운동을 하고 있느냐고 탓하고 싶은 건가”라고 했다.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혁신당을 향해 ‘우리 땅에 왜 얼쩡거리느냐’는 식의 말씀은 삼가시길 바란다”고 날을 세웠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의 “법안이나 조례를 만들 능력이 없는 정당” 발언을 두고 기싸움도 오갔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좋은 법안과 조례를 만들 능력이 없거나 예산 확보 능력이 없다면 말 잘한다거나 사람 좋다는 평가는 받을 수 있을지 몰라도 지역을 바꾸고 주민의 삶을 개선시키는 좋은 정치, 좋은 행정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의 우월함을 과시하기 위해 혁신당을 깎아내리는 실례를 범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이 검찰 개혁 관련 법안 발의를 하지 않고 있는 점을 들어 “법안이나 조례를 만들 능력이 없는 정당은 민주당인가 아니면 혁신당인가”라고 말했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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