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로 16강 놓친 獨... 잉글랜드가 “업보” 외치며 환호한 까닭
일본은 ‘현대판 과학’의 도움을 받아 2일 스페인과의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역전승과 함께 조 1위를 확정했다. 역전골의 순간, 심판도 관중도 정확히 못 본 미세한 골라인 판정이 VAR(비디오 판독)로 결판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이 판정을 두고 독일은 분통을 터뜨렸고, 잉글랜드는 쾌재를 불렀다. 경기 당사자도 아닌 두 나라 축구 팬들이 울고 웃은 이유는 뭘까.
만약 이 골이 인정되지 않고 1대1 무승부로 끝났더라면 16강 티켓은 일본이 아니라 독일 차지가 될 뻔했다. 16강 진출에 실패한 독일 매체와 팬들은 격분했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독일과 잉글랜드의 결승전에서 나온 ‘유령 골’까지 소환됐다. 당시 2-2로 맞선 연장전에서 잉글랜드 제프 허스트의 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골라인 부근에 절묘하게 떨어졌는데, 심판이 이를 골로 인정한 것이다. 이후 공이 골라인을 넘었는지 시비가 불거졌고 지금까지도 월드컵 사상 최대 판정 논란으로 꼽힌다. 독일 일간지 빌트는 이날 “56년 4개월 하고도 하루가 지나 비슷한 석연찮은 판정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독일이 56년 전 ‘유령 골’을 불러내 분노한 반면 잉글랜드는 12년 전 ‘도둑맞은 골’을 내세우며 환호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16강전, 독일에 1-2로 끌려가던 잉글랜드 프랭크 램파드가 기습 중거리 슛을 쐈다. 공은 골포스트를 때리고 골대 안쪽에 떨어졌지만 심판은 ‘노 골’을 선언했다. 경기를 원점으로 돌릴 수 있는 골이 무효가 되면서 추격 의지가 꺾인 잉글랜드는 1대4로 대패하며 16강에서 탈락했다. 그때 독일 골문을 지키던 마누엘 노이어(35·바이에른 뮌헨)가 이후 인터뷰에서 “램파드의 공은 분명히 골라인 안에 떨어졌다”며 “내가 빨리 공을 잡아 처리하자 심판이 속아서 잘못 판단한 것 같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이날 소셜미디어에는 “독일이 일본 골에 화를 낸다면 2010년 램파드의 골을 보여줘라” “12년 전 램파드 골의 카르마(업보)” 등 영국 축구팬들의 글이 올라왔다. 독일이 당시 오심으로 덕을 본 업보라는 것이다.
경기 후 FIFA(국제축구연맹)가 VAR 판정 과정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미 ESPN은 “FIFA는 VAR로 뒤집은 판정의 명확한 근거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VAR 기록이 리플레이 내내 중계 방송사에 공유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달리 FIFA에서는 방송을 제한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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